“인천의 대표 풍물단으로 인천의 지역성을 담아내고 지켜내려는 노력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고, 마치 근사한 뮤지컬을 보는 듯한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틀을 갖췄다.”

지난해 11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풍물공연을 본 현경채 음악평론가의 평가이다.

1992년 창단해 2004년 인천 최초 국악 전용 소극장을 개관하는 등 전통문화의 대중화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서광일(49)풍물패 잔치마당 단장을 만났다.

최근 공연들에 대해 극찬 수준의 관객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하자 서 단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공연 제작진과 이를 표현하는 단원들은 고객들의 무한감동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게 마지막 작품이란 각오로 무대에 서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전통연희 분야에서 활동하며 탄탄한 기량과 창작마인드 등을 갖춘 자신감으로 최근에는 관객이 감동받은 만큼 관람료를 받는 후불제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 단장은 올해 19회를 맞은 인천부평풍물축제와 역사를 같이하고 있는 예술인이기도 하다. 1990년대에 시작한 인천지역에서의 풍물공연이 인천부평풍물축제를 탄생시킨 모티브였고 지금도 기획연출을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앙대 국악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의 이수자이지만 전통풍물 틀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공연은 퓨전에 가깝다. 장구와 징·북·꽹과리는 물론 건반과 기타 등 전자악기도 무대에 올려 동서양의 음악을 넘나든다.

인천지역 전통음악을 계승하려는 서 단장의 노력은 각별하다. 그래서 시작한 게 인천 장봉도 인어이야기 설화를 중심 주제로 삼은 연희였다. 최근엔 인천 앞바다에서 만선의 기쁨을 풍물을 치며 흥겹게 놀던 뱃사람들의 ‘배치기’ 등 해안가에서 전해지는 여러 가지 노동요를 담아내는 공연에 몰두하고 있다.

서양 악기와 함께 재즈의 선율도 가미한 콘서트 형식으로 전국 풍물계를 발칵 뒤집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래서인지 좋은 소식이 계속 들려온다. ‘4월 이집트 세계 드럼 페스티벌’, ‘6월 터키 세계민속축제’ 등에서 초청 섭외가 잇따르고 있다.

23년간 풍물단을 이끌며 전통문화를 계승하면서도 때론 과감한 변신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고집해 온 서광일 단장은 이제 어느덧 중견 예술인이 됐다.

마지막으로 과거를 돌아보는 한마디를 부탁했다. 내내 밝았던 표정에 그늘이 드리웠다.

“인천에서 풍물과 지역문화를 지켜와 나름 뿌듯하죠. 하지만 20년 넘은 단체인데도 아직도 단원들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니 안타깝습니다. 지역문화를 지키는 예술인들을 지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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