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순 서울지역 대학교 입학처장들이 모여 대입전형 자료인 학교생활기록부 자료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자료로만 받겠다고 결정해 이를 교육당국에 요구함에 따라 NEIS의 시행을 반대해온 전국교직원노조와 교육당국이 또다시 심한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서울지역 대학 학처장협의회는 NEIS외 다른 자료는 대입전형 프로그램에 인력을 동원해 재입력해야 되므로 이로 인한 오류발생 가능성과 비용 및 시간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시행을 고집하고 있는 실정이고 반면 전교조는 입시업무의 편의를 들어 NEIS로만 정시모집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고3 학생들을 볼모로 NEIS를 강행하려는 시도라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고3은 2학기 수시모집 응시원서를 쓰느라 눈 코 뜰새없이 바쁘고 또 보름후면 대입 수능시험을 치르게 되고, 이어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등 바야흐로 대학입학시즌이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대입전형 자료로 쓰이는 학교생활기록부자료 제작을 두고 교육당국과 전교조 사이에서 일고 있는 분쟁으로 일선 학교들이 겪는 혼란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전교조에서는 정부가 스스로 NEIS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기 위해 구성한 교육정보화위원회의 본격적인 논의를 앞둔 시점에서 NEIS로만 대학 정시모집을 치르겠다고 발표하여 CD제공을 명분으로 각 학교에 NEIS 사용을 사실상 강요하는 등 생산적인 대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모든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대학에 CD로 제공하려 하는 법률적 근거와 학생부 사본을 제출할 경우 이를 접수하지 않을 것인가를 묻고 있다.

이제는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정부가 NEIS 시행을 위해 많은 인력과 재원을 투입해 왔으나 전면시행을 앞두고 전교조의 강력한 반대로 재검토 중에 있음은 우리국민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더 이상 미뤄서는 일선 학교에 미칠 혼란과 부작용이 감당키 어려워질 것이다. 어떤 일의 시행을 두고 모든 것이 완벽하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차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CD를 제작하되 대학에 제공하는 학생부 CD를 선별적으로 제작하거나 또는 영역별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적 현안인 NEIS 문제를 놓고 이처럼 맞서고 있는 것은 어느 쪽에도 실익이 없다는 점을 모두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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