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28·SK텔레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츠 골프 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최나연은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오캘러의 골든 오캘러 골프클럽(파72·6천54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의 성적을 낸 최나연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와 제시카 코르다(미국), 장하나(23·비씨카드)를 1타 차로 제치고 2015시즌 개막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22만5천 달러(약 2억4천만 원)다.

 최나연은 2012년 11월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투어 통산 8승째를 거뒀다.

 한편, 리디아 고는 역대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오르게 됐다.

 세계랭킹 2위였던 리디아 고는 2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제치고 1위에 오른다.

 17세 9개월 7일의 나이인 리디아 고는 역대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 세계 1위의 영예를 누리게 됐다.

 리디아 고는 3라운드가 끝났을 때만 해도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단독 2위를 해야 세계 1위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의 공동 2위 성적과 세계 1위였던 박인비의 최종 성적을 더해 계산해 보니 세계 1위가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종전 최연소 세계 1위는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세운 21세 5개월 16일이다. 여자 최연소 세계 1위는 신지애(27)가 갖고 있던 22세 5일이었다.

 최나연과 리디아 고의 우승 경쟁이 4라운드 막판까지 치열했던 경기였다.

 최나연이 1타를 앞서 있던 15번홀(파3)에서 일단 순위가 뒤집혔다.

 최나연의 티샷이 홀 2m 정도 거리에 붙여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고, 리디아 고의 티샷은 왼쪽으로 쏠리면서 10m가 넘는 거리를 남겼다. 그러나 리디아 고의 먼 거리 퍼트가 그대로 홀을 향한 반면 최나연은 짧은 거리에서 버디 퍼트, 파 퍼트를 모두 놓쳐 희비가 엇갈렸다. 최나연으로서는 2타 차로 달아날 기회에서 오히려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17번홀(파4)에서 한 차례 더 반전이 일어났다.

 리디아 고의 티샷은 오른쪽 벙커를 향했고, 최나연의 티샷은 왼쪽 카트 도로 부근으로 날아갔다. 둘 다 위기를 맞았지만 최나연의 위기관리 능력이 조금 앞섰다. 리디아 고의 벙커샷이 근처에 있던 나무를 맞고 나무들 사이에 떨어진 것이다.

 나무들 사이에서 공을 밖으로 한 차례 빼내고 네 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리디아 고는 결국 17번홀에서 2타를 잃으며 선두를 다시 최나연에게 내줬다.

 최나연은 이 홀을 파로 막아내며 1타 차 선두로 18번홀(파5)에 들어갔고, 마지막 홀에서는 두 선수가 모두 파를 기록하며 순위가 굳어졌다.

 최나연은 우승이 확정된 뒤 미국 골프채널 방송 인터뷰에서 “동반 플레이를 한 선수 중에서 내가 가장 경험이 많았지만 우승한 지 오래돼서 그런지 긴장이 됐다”며 “오랜만에 우승이라 행복하고 이번 시즌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LPGA 투어에 뛰어든 장하나도 경기 내내 최나연과 리디아 고를 1, 2타 차이로 추격하며 선두 도약을 노렸으나 끝내 1타가 부족했다.

 앞 조에서 경기한 코르다는 마지막 18번홀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돌아 나오는 바람에 연장에 들어갈 기회를 놓쳤다.

 박인비는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3위,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7언더파 281타로 공동 8위에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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