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호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일본의 국회의사당 정문이 열리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도쿄 중심부 치요다구에 위치한 이 건물의 정문을 열고 정식으로 입장하는 경우가 세 번 있는데 즉 국회가 개원할 때, 국회의장의 정식 초청 인사일 경우 그리고 천황의 방문 시 뿐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난 2월 2일 대일 교류·협력 추진 공로로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이 일본 정부로부터의 수상 시 동행해 정문을 통해 들어가게 됐다.

1936년 제국의회의사당으로 건설해 좌우 대칭으로 왼쪽엔 중의원, 오른쪽이 참의원으로 배치돼 있었다.

잠시 대기실에서 차를 한잔한 뒤 ‘의장 살롱실’로 불리고 있는 의장실로 안내됐으며, 벽에는 역대 의장의 사진이 걸려 있는 가운데 니카이 도시히로 총무회장 등 일본 관계자들이 우리 일행을 반가이 맞이해 줬다.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총무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한국중기중앙회의 간담회와 회합을 통해 한일 중소기업 간의 협력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 온 장본인이며, 경제산업성 대신 등을 역임한 11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으로 꼽힌다.

 그의 노력으로 이번에 김기문 회장이 한국 경제인으로는 최초로 경제산업성과 자민당으로부터 감사장과 감사패를 각각 받게 된 것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한일중기정책포럼을 발족해 정경분리 원칙에 의한 상시 소통채널을 구축했고, 양국 중소기업 단체 간 인적 교류 활성화와 가업 승계 및 공제제도 등 정책 현안을 공유해 온 점을 일본 정부가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 김 회장은 한일 중소기업 간 교류·협력 강화를 위해 25회의 출장과 방한 일본 인사들과의 양국 중기 간 국내 교류·협력에 18회 등 무려 총 43회에 이르는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

이날 수여식에는 니카이 총무를 비롯해 기타가와 신스케 장관, 하야시 모토우 중의원 운영위원장, 농림수산대신정무관인 나카카와 유우코 의원 등 여러 중의원 의원들 그리고 전국중소기업단체중앙회 가네코 마사모토 부회장이 참석해 한일 경제 교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수상 직후 니카이 회장은 우리를 히비야 공원 안에 있는 ‘마쓰모토로(松本樓)’라는 창업 100년이 넘고 기념비적인 여러 사건역사를 지니고 있는 레스토랑으로 초대해 줬다.

이 좌석에서 필자에게 건배사가 주어졌을 때 “지난해 10월 말 도쿄 방문 시 니카이 회장께서 두 가지를 말씀하셨다. 한국에 2천 명 정도의 대규모 방한단을 준비한다시며 한곳에 머물며 함께 식사하고 회의를 할 수 있는 호텔이 있는가 물으셨다.

 다른 한 가지는 김기문 회장이 중기중앙회 8년간의 업적에 관한 송별식을 도쿄에서 준비하겠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1천400여 명의 관광업계 관계자와 함께 오는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고 각 일간지에 대서특필되고 있다.

최근 엔화 약세로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은 급증하고 있지만,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은 급감하는 추세에 있는 이 시점에 매우 의미가 있다.

또한 김기문 회장의 송별식을 도쿄에서 해 주겠다고 했는데 오늘의 감사패와 감사장으로 큰 기념을 해 주셨고, 더불어 이 훌륭한 장소에서 만찬을 가짐으로써 두 가지 약속을 다 지켜주셨음에 감사드린다”며 건배사를 제의했다.

올해는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그런데 2014년 말 현재 방일 한국인이 6년 만에 방한 일본인을 상회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본에로의 여행은 275만5천 명으로 전년 대비 12.2% 상향됐으나 한국에의 방문은 229만7천 명으로 전년 대비 22%나 줄어든 것이다.

이는 물론 엔화 약세로 인한 여행비용의 감소에 따른 것이지만 또 한편 일본 정부의 방일 관광객에 대한 소비세 면세 품목 확대 등의 관광유치 정책에 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우리 정부의 대응책도 요구되고 있다.

한일 간 무역 현황에서 보면 전체 수출 중 대일 수출 비중이 5.7%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으며 대일 수입 역시 29.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대일 무역적자는 361억 달러(2010년)에서 253억 달러(2014년)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니카이 총무회장이 대규모 ‘한일 우호교류 관광단’을 이끌며 양국 관계 개선에 앞장서는 것이나, 김기문 회장의 “양국 경제가 서로 돕고 상생·발전하는 새로운 차원의 도약이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함을 기회로 삼아 우리 스스로가 더욱 열린 마음으로 한일 상호 간 가까이 다가가야만 하지 않을까.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