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예술가로서 오로지 21년 동안 도예가로서의 예술혼을 한 번도 놓지 않았던 그의 순수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현대 도예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변신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의 작품들은 이제 가히 정상급 수준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8회 인천현대도예가회전’에 참여한 동료 도예가들의 평가이다.

이에 대해 단국대 도예학과를 졸업해 오로지 도예에 푹 빠져 살아온 이야기를 전하던 유성종(46)Ceramic Studio 대표는 최근에야 도예예술에 조금 눈을 떴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의 겸손함은 대학 졸업 13년 만인 2006년에 첫 개인전을 열 정도로 남다르다.

유 작가는 “전통 도예의 맥을 잇고 있는 이성윤·방춘웅 선생 밑에 들어가 8년 동안 배웠지만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는 개인전을 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네 번의 개인전을 연 유 작가는 2010년 울산 국제옹기엑스포 특별상에 이어 2013년 인천공예품경진대회 금상 수상 등 실력을 인정받으며 인천을 대표하는 도예가로 성장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전형적인 도자공예의 기법을 활용하면서도 새롭게 도전하는 묘미를 접목했다고나 할까. 4회에 걸친 ‘옹기’ 전시회는 그때마다 자신만의 세계를 이미지화해 보려는 실험정신을 담아냈다.

2회 전시회는 ‘연적’을, 3회 ‘틀을 깬 사각형 연적’, 4회 ‘옹기연가(굴뚝)’를 모티브로 해 ‘옹기는 곧 항아리’라는 기존의 관념을 넘어 시대를 초월한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유 작가는 미적 감각을 강조하면서도 ‘실생활에 쓰이는 옹기의 실용성’을 포기하진 않는다. ‘쓰임새가 없는 옹기는 옹기가 아니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기에 전통 작품 도구인 ‘수레’와 ‘도개’를 이용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마음을 담아낸 작품들이 불에 구워지고 혹시 마음에 들지 않는 옹기를 발견하면 그의 마음속은 복잡해진다. 하나하나의 작품이 딸 같을 정도로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인천시 송림동에 있는 도예공방을 확장해 강화도에 스튜디오를 새로 만들고 있다. 도예와 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현재 있는 가스가마에다 장작가마 등을 추가로 설치해 옛날 방식의 자연스러운 도예 기법을 살려 보려는 그의 욕심에서다.

강화도 스튜디오 설치에 바쁜 그에게 아쉬움도 있다.

유성종 대표는 “예술인들이 공동의 문화창작공간 등에 모여서 일하면 실력이 부쩍 늘게 된다”며 “최근 평화시장을 예술인들의 작업공간으로 꾸려 예술인 마을을 만들려는 인천시 남구의 계획처럼 그런 시도를 도예가들이 뭉쳐 추진 중인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천시 동구도 지역 예술가의 공동 작업공간을 퇴락해 가고 있는 원도심에 설치하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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