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림 인천대학교 영어교육과 강사

 2015년 새해 벽두부터 불거져 나온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소식과 연이어 보도되는 어린이집 사태는 온 나라를 경악하게 했다. 보육교사들이 유아들에게 자행한 행위들은 과연 우리가 문명국에 살고 있는지를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유아교육은 박근혜정부의 대선 공약의 하나인 ‘누리과정’으로 만 3~5세의 유아들에게 국가가 공정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그 내용은 유아들에게 심신의 건강과 조화로운 발달을 도와 민주시민의 기초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신체운동·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의 5개 영역을 가르치기로 계획돼 있다.

 이 교육과정의 부수적인 목적은 날로 줄어드는 저출산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맞벌이 부부들에게 출산 장려를 위한 복지정책의 일환일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린이집의 안전시설환경, 보육교사의 자격과 처우 문제 그리고 예산 확보 등 처리돼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면 과연 이러한 5세 미만의 ‘누리과정’ 시행이 국가의 미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의 투자효과를 생각해 봐야 한다. 뇌신경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출생부터 5세까지의 기간이 뇌 성장·발달에 중요하다고 한다.

인간의 두뇌 역량에 영향을 주는 것은 그 이후의 경험에 의하지만 초기의 특별한 활동이 두뇌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돼 정서 통제, 산수, 언어 능력, 사회적 관계 형성 등이 이 시기가 끝나면 이 분야의 학습능력 개발이 어려워진다고 한다.

즉, 두뇌 성장은 새로운 세포의 첨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출생 시 세포들 간의 관계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며, 이러한 새로운 관계는 어린이들의 신체적 접촉, 안락함, 영양 섭취, 언어와 놀이 등의 경험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아들을 방치하는 것과 스트레스와 외상(마음의 상처)은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쳐 어린이들에게 불안과 분노가 영구적으로 일상화될 수 있다고 한다. 어린이들이 이러한 스트레스와 외상을 받게 되면 학습과 행동에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따라서 유아교육과 보육은 어린이의 정신건강과 사회생활에서 법질서의 준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국가가 방치하거나 적절한 개입을 하지 않을 때에는 범죄 등으로 인해 값비싼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가 있는 것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유아교육으로 잘 돌본 아이들은 언어와 수학영역의 학습활동과 사회적 영역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장기적으로 고소득의 사회인으로 성장했음을 보여 줬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달러의 유아교육 투자는 그러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범죄, 복지, 교정교육으로 지불하는 7.16달러의 비용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러한 유아교육뿐 아니라 현재 미국의 학교교육에서 수학과 과학의 성적이 34개 OECD국가 중 24위로 한국과 폴란드, 슬로베니아보다 뒤떨어져 있다.

 만일 미국이 OECD국가의 평균 성적일 경우 향후 35년 후 미국의 GDP가 1.7% 증가해 9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캐나다와 같이 7위를 한다면 2050년에는 GDP 성장이 6.7% 증가돼 10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한편,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앤 마리 스롯터 교수는 5세 이하의 유아교육 여부가 이슬람국가(IS)의 등장, 러시아의 확장주의, 중국의 발흥과 마찬가지로 미국 안보의 심각한 도전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만일 어린아이들이 전문교육자에게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미국의 다음 세대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쟁자들과의 갭을 메우지 못하는 결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어린이집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보육교사의 자격과 처우, 학대 재발 방지 등의 문제 해결을 무상복지 제공의 단순한 관리자 개념이 아니라 국가경쟁력과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유아교육이 개인의 학습, 정서 함양, 자신감, 독립심의 평생 역량을 결정하며 5세 이하의 교육이 일생의 어느 과정의 교육보다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확신으로 유아교육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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