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인천지역 기업체들이 개성공단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상공회의소는 최근 인천지역에 소재하면서 해외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종업원 20인 이상 중소기업 1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북한 개성공단 입주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94%가 개성공단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응답자 가운데 많은 기업인들이 개성공단 개발을 알고 있는 것으로 응답했으며 입주 의향이 있는 기업인 중 절반 이상이 저렴한 인건비를 선호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중국과 동남아로 진출하고 있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볼 때 개성공단의 개발은 매우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는 일이다.
 그러나 현재 법적 제도적 보호가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주하기까지는 남·북한 당국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 일정기간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토지공사의 발표대로라면 이르면 내년 11월부터 개성공단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나 역시 두고 볼 일이다. 한국토지공사는 지난 16일 현재 추진중인 개성공단 개발 부지 100만평 가운데 1만평을 시범단지로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시범단지가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 11월 정도면 입주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토지공사의 계획이다. 토지공사는 또 개성공단 현지개발사무소를 올해안에 착공하고 투자설명회를 오는 12월쯤에 가질 계획을 갖고 있다. 부지조성공사는 기본설계가 완료되는 오는 2004년 상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며 현재 북한과 외화관리, 광고, 부동산, 세관, 관리기관 규정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무리 개성공단 조성이 메리트가 있다 해도 기업들은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아직 세부 규정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성공단 입주를 서두르면 자칫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온 역대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기업의 입장에서는 심사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와 북한은 지난 6월 임시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으나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외화관리, 광고, 부동산, 세관 등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고 용수시설 등 각종 기반시설을 확보하고 있지만 순조롭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개성공단이 기업들에게 메리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좀더 지켜보면서 결정해야 할 일이다. 토지공사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이 개성에서 시범단지 사업을 제각각 추진하고 있는 것도 국내 기업들에게는 큰 혼선을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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