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선수단을 위해 연일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북측 응원단이 날마다 새로운 응원도구와 응원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면서 남측 관중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북측 응원단이 네번째 응원전에 나섰던 지난 1일 역도와 축구, 유도 경기장의 응원은 앞서 보여줬던 응원 내용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먼저 양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북측 남자축구 파키스탄전에서 본부석 옆에 자리잡았던 북측 응원단중 리더격인 무용수 4명은 알록달록한 원색으로 이뤄진 소형 우산 4개를 열심히 돌리는 모습을 처음 선보였다.

특히 북측 응원단이 사용한 우산은 세계적인 문화산업자본인 미국 디즈니사(社)의 캐릭터 '미키 마우스' 그림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어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부산에 도착한 첫 날인 지난달 28일 창원에서 열린 축구 북한-홍콩전을 찾아 처음으로 인공기 수기를 흔든 북측 응원단은 1일부터 여자역도 등 북측 선수의 메달가능성이 높은 경기장마다 가로3m, 세로1.5m의 대형 인공기를 들고 나왔다.

조직위 관계자는 "북측 응원단이 경기장과 남측 관중 분위기 등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북한에서 하듯 제집처럼 응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남측 관중의 '앙코르' 연주 요청을 거들떠 보지 않던 취주악단 또한 파키스탄과의 축구경기 때부터 경기후 고조된 응원 분위기와 관중들의 관심, 그리고 남측의 열렬한 북측 응원 등 성원에 보답하듯 2∼3곡 이상의 `앙코르'곡을 정성껏 연주하는 '변신'을 과시했다. 드디어 북측 취주악단이 '경기장의 공연장화'를 통해 그야말로 `아시안게임 분위기 메이커'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또 남자 응원단장 한명이 이끌던 응원 역시 미녀 무용수 4∼5명이 맨 앞에 나서 경쾌한 율동과 부채춤 등을 선보이며 응원단장을 대신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미녀무용수는 꼬마 신랑ㆍ 각시로 분장하고 꼭두각시 춤을 공연하는 등 다채로운 응원프로그램을 뽐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북한-필리핀 농구전에서는 국내 경기에서 자주 사용하는 꽹과리,징을 꺼내 들었고 큰북과 작은북 응원도구도 활용해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이미 소개된 세겹 나무로 만든 '짝짝이', 다채로운 색깔로 만든 종이꽃 모양의 '배경대 책' 등은 북측 응원에 언제나 나타나는 기본적인 응원도구.

이 밖에 현장 응원단장이 표시하는 손가락 숫자에 따라 달라지는 삼삼칠 박수등 여러가지 박자의 박수응원도 귀 기울여 들으면 절로 발박자가 맞춰진다.

'잘한다.잘한다.우리선수 잘한다', '오늘의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우리가 이겼다', '용기를 내어라' 등 북측의 응원구호 또한 경기 때마다 남측 관중들에게 이색적으로 다가오는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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