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첫째 남편을 죽이고 재혼한 남편까지 보험금을 타기 위해 농약을 먹여 살해, 10억 원의 보험금을 챙기고 그것도 모자라 시어머니를 살해하고 친딸에게도 농약을 먹여 보험금을 받아낸 끔찍한 일이 있었다.

돈이 얼마나 좋으면 남편을 두 사람이나 죽여 가면서 이런 일을 벌였을까.

어느 정신과 의사가 돈의 효용에 대해 흥미롭게 분석한 것을 본 일이 있다. 그는 중산층을 기준으로 볼 때 돈이 사람에게 최대 효용을 가져다줄 수 있는 액수가 20억 원 정도가 상한선이고 그 액수가 넘어가면 돈 때문에 슬슬 골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어떤 학설과 기준에서 이러한 수치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이라는 것이 무한정 많을수록 좋은 것은 결코 아니라는 데는 공감이 간다. 하지만 돈 없이는 살 수 없다.

 물론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어도 행복을 불러오는 데는 돈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을 죽여 가면서까지 돈을 챙기는 사회가 돼서야 되겠는가.

지금 우리는 도덕과 예의가 실종된 심각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험악한 일들을 보고 도덕성과 인간성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성폭행, 인신매매, 방화사건, 살인사건 등 끔직한 사건·사고를 접하고 있노라면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한탄의 소리가 절로 나온다.

우리는 건국 이후 그동안 숨 가쁘게 살아온 민족이고 국가다. 그러나 그 돈 때문에 반세기 동안 전직 대통령이나 대통령 가족들 그리고 정치인들이 감옥을 가거나 자살하는 자랑스럽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더욱 안타까운 일은 존경받아야 할 전직 대통령들이 국가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많은 국민들에게서 냉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따르면 누구나 태어날 때 자기가 먹을 양식은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다. 그것 때문은 아니겠지만 옛날 어른들은 자식을 많이 낳아 대가족을 이루며 살았어도 지금처럼 돈 때문에 자식이 부모를 죽이거나 형제를 죽이는 사회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분들의 세대는 못 먹고 헐벗었으며 여유 없어 문화생활도 제대로 못했지만 그러나 그때는 정신적인 법도와 가치가 사회와 가정에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었기에 마음은 넉넉하게 살아왔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돈 때문에 사람 죽이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서로 헐뜯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회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변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돈에 대한 욕심, 물질에 대한 욕심, 감투 욕심 등 헤아릴 수 없는 욕심 때문에 어쩌다 상부상조하던 미풍양속이 사라지고 오직 나 또는 내 집과 가족밖에 모르는 이기심이 가득한 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오래전 가까운 친구가 술자리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자기는 지금 3조 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친구가 하는 말이 농담인 줄 알면서도 혹시 어디서 돈벼락 맞은 것 아닌가 의아해서 끝까지 들어봤다.

 그가 말하는 3조 원의 재산 내역은 이렇다. 그의 말을 빌리면 우리나라 재벌 고(故) 이병철 회장께서 작고하실 당시 재산이 3조 원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건강이 악화되자 전 재산 3조 원을 줘서라도 30대의 건강을 찾을 수 있다면 기꺼이 내놓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는 70세 연령을 살고 있지만 30대 건강을 가지고 있으니 3조 원의 재산을 가진 재력가라는 것이다.

물론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고개가 끄덕여지고 맞는 말인 듯싶다. 하기야 아무리 돈이 많으면 뭐 하나, 죽으면 그만인 것을. 이제 내 전 재산을 모두 잃어버려도 살아갈 수 있지만 희망과 건강을 잃으면 살 수 없다는 명언을 생각하면서 돈에 대한 이기적인 욕심을 버리고 희망과 꿈과 건강을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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