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훈 인천대학교 교수

 최근 경기가 회복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계속 하강세로 치닫고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7% 감소해 2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 생산도 3.7% 감소돼 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경기 하강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한 산업생산은 지난해에도 1%대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제조업의 선행지수라 할 수 있는 광공업 부문의 증가율은 지난 한 해 동안 줄곧 0% 내외에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최근 제조업의 가동률도 70% 중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고, 소비자물가도 3개월째 연이어 0%대를 기록하는 등 생산과 소비 모두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일각에서는 경기가 활력을 잃고 불황 국면에 돌입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금리 인하를 비롯해 돈줄을 푸는 등 각종 대책이 강구되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백약이 무효인 상태다. 지난해부터 46조 원 이상의 돈이 풀려 나갔고 두 차례나 금리를 내렸지만 한 번 얼어붙은 경기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 산업 현장의 활력 저하에 소비 부진마저 겹쳐 경제가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투자 확대와 소비 촉진을 통해 내수를 진작시켜야만 한다. 그러나 기업은 투자심리가 위축돼 자금을 금고에 넣어 두고 있고, 소비자는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으로 지갑 열기를 두려워하는 상태에서 내수 진작을 기대할 수는 없다.

 특히 경제위기 해법을 놓고 정파 간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처방보다는 오히려 불신만을 키우는 결과가 됐다. 돈줄을 풀어도 다시 은행이나 기업의 금고 속에 사장돼 저생산과 소비 감소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는 상황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처방이라 하더라도 환자의 신뢰와 확신이 없으면 병이 나을 수 없다. 좋은 대책이라고 해도 적시에 경제주체 간의 신뢰를 주지 못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고 경제주체 간의 신뢰 쌓기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다른 대안도 강구해야 한다.

금번 경제위기의 해법을 다시 한 번 수출에서 찾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1990년대 이후 우리 경제가 위기를 처했을 때마다 이를 극복하고 돌파구를 연 것은 바로 수출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의 조기 탈출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주요 원동력이 된 것도 바로 수출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

최근 저환율·저금리·저유가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수입시장이 둔화되는 등 수출환경이 열악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FTA 시장을 비롯해 개척해야 할 해외시장의 여지는 아직까지 많이 남아 있고 주력 수출상품에 대한 경쟁력도 아직은 유효하다.

FTA 협정은 1992년 한·칠레 FTA 협정 체결을 필두로 현재까지 총 15개국과 체결돼 있어 수출 확대의 새로운 장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중 FTA 협상이 타결돼 금명간 협정이 발효될 경우 수출이 내수 견인과 경제위기 탈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외에도 인터넷 시장을 비롯해 해외 직구 및 전자결제 시장 등 아직도 시장 개척의 여지가 무한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기업이 시장 개척과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반 대책과 지원 조치를 강구하는 일이라 생각된다.

특히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한편 수출산업화와 기술혁신을 위한 제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경제위기의 극복을 위해 다시 한 번 수출에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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