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호 부천시의회 의장

 우리 시가 추구하고 있는 최고의 이상은 ‘문화특별도시’이다. 이념과 가치 또한 모두 ‘문화도시’이다. 왜 문화도시인가? 인류 역사의 흥망성쇠가 그 민족, 그 국가의 문화적 수준에 기인하듯이 문화에 기반하지 않은 국가, 경제, 기업, 조직은 지속 발전은 물론 그 존립 자체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시는 1970~80년 개발연대에 급속한 성장을 했다. 1973년 6만5천 명의 인구가 시 승격과 동시에 서울의 인구분산 정책에 의한 수도권 위성도시로서 서울 다음으로 인구밀도가 높아지게 됐고, 필연적으로 주거환경은 열악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중앙정부가 우리 시의 2000년대 도시계획인구를 우리 의사와는 무관하게 40만 명으로 축소 승인해 준 결과 도로, 상하수도, 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을 40만 명 수준으로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나 1984년도에 44만2천 명에 이르고, 그 결과 쾌적한 삶의 공간을 기대할 수 없었다. 이를 위해 1994년도에는 중동을 개발해 쾌적한 주거공간을 갖춘 도시를 건설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다.

수도권 200만 호 주택공급 정책에 따라 동시에 개발한 일산과 분당보다도 아파트값이 싼 것이다. 똑같은 평형과 자재로 시공한 아파트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집값을 결정짓는 요소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겠으나 대략 3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주거환경이다. 이는 시가화된 면적 중 도로, 공원, 주차장 등의 공공(공유)면적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가름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공유면적이 일산과 분당에 비해 같거나 오히려 많게 나타나고 있다. 두 번째로 이른바 강남8학군이라는 명문고의 교육 여건이다.

우리 시에는 서울 명문대에 매년 50% 이상의 합격하는 명문의 부천고등학교가 있어서 전국의 중학생이 부천고로 몰려오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일산과 분당은 어디에도 그런 학교는 없었다.

세 번째로 서울에의 접근성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시는 서울 접근을 위한 일반 국도는 물론 전철과 1·2경인고속도로가 있어서 광화문까지 도달시간이 40분이면 족했다.

그러나 일산·분당 어디에도 전철이나 고속도로는 없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그것은 바로 도시 이미지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바로 ‘지역(도시) 브랜드 가치’인 것이다.

위와 같이 40만 명 수준의 도시공간 구조 속에서 오밀조밀 답답할 뿐만 아니라 열악한 산업환경으로 인한 대기·환경오염 등을 연상케 할 수밖에 없는 도시 이미지에 많은 국민을 분노케 했던 부천서 성고문사건, 신학대 시험지 유출 사건 등 전국을 흔들었던 대형의 나쁜 사건들로 인해 시에 대한 인식이 국민들의 의식 속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결과,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졌기 때문에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상대적으로 쌀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장래의 도시 발전 가능성을 낮게 예측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것은 곧 ‘장래에 대한 투자가치가 없다’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고 있어 집값이 상대적으로 쌀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본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많은 국민들이 우리 시에서 살고 싶어 할까? 그것은 바로 과거의 나쁜 이미지를 씻고 희망과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명제로서 ‘문화도시’이다. 그래서 ‘문화특별도시’를 표방하게 된다.

이러한 시대적·상황적 인식 하에서 복사골예술제, 시립오케스트라 합창단의 육성, 국제영화제 개최, 영상문화단지 조성, 국제대학애니메이션축제, 만화박물관을 비롯한 각종 박물관의 유치·설립, 도서관 확충, 무형문화재 유치 등 문화도시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에 많은 노력을 했다.

이러한 결과 우리 시는 이제 문화도시로서의 그 위상을 확고히 했고 부정적 도시이미지를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이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해서 ‘문화도시’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오케스트라와 영화제를 잘하고 도서관이 많다는 것만으로 그 도시를 문화도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기본적 인프라는 누구라도, 어느 자치단체라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것들은 시민의 세금으로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문화도시란 인프라 구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그 도시의 구성원인 시민의 의식과 사고, 생활 패턴인 관습과 습관이 얼마만큼 문화적인 수준에 도달했느냐에 있다고 본다.

앞으로 문화도시 부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한 국가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는 크게 세 가지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본다. 하나는 경제성장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제도의 정착이며, 마지막으로 시민사회의 성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시가 문화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시 관문지역인 역광장에 노점상이 즐비하고 쓰레기 불법 투기 등 탈법적인 행위가 잔존하고 있는 한 문화도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도시환경 속에서 교양 있는 인간관계를 기대하기 어렵고 좋은 교육환경이 될 수 없다. 기업하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없다.

성숙된 시민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제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부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 문화특별도시 부천에 걸맞은 소양과 덕목을 갖춘 시민들이 흐트러진 사회질서를 바로잡음으로써 누구나 와서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