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도시 인천시 중구가 고질적인 환경오염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다. 흔히 항구하면 연인과 함께 데이트 코스 쯤으로 정서가 담긴 낭만적 이미지를 연상한다는 것은 옛날얘기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같은 현상은 오늘날 전국의 항구가 산업화의 물결로 물동량 하역에 따른 추세라 하겠으나 특히 극심한 환경오염에 찌들고 있는 인천항에서는 낭만이란 이미 잊혀진 지 오래다. 항구의 수출입 물량이 국가경제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명분에만 치우친 나머지 여기에서 수반되는 환경정책을 뒷전으로 밀어낸다면 후진국을 자초하는 위험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항구를 끼고 있는 인천시민은 물론 특히 지척에 생활권을 두고 있는 중구 구민의 주거 및 생활 환경은 심각하리 만큼 열악하다. 그런데도 항만 관련업체들의 환경에 대한 불감증이 `소귀에 경읽기'식이라는데 가증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바닷바람 좀 쐬려 창문을 열려해도 시뻘건 쇠가루와 희뿌연 곡물가루, 시커먼 석탄가루, 바닷모래 등이 날아들어 오염에 찌들 수밖에 없는 주민들의 분통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고질적인 환경사범을 우리는 단호히 단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구는 올들어 9월말 현재 폐수를 무단방류하거나 쇠가루 등 각종 날림먼지를 마구 뿌려댄 항만관련 환경사범 69개소를 적발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 환경사범 중에는 수범을 보여야 할 중견업체들이 올들어 2회 이상 점검 때마다 적발돼 단속-처벌을 거듭해 온 전과 사범들이라는데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 고질화된 환경불감증을 다스릴 관련법의 처벌은 솜방망이에 불과한 실정인 데다 이런 약점을 이용해 단속을 우숩게 알고 있는 환경사범이야 말로 강력한 철퇴로 대응해서라도 시민의 건강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반행위를 다반사로 해온 중견업체들은 인천항의 가장 고질적인 환경오염원인 고철과 바닷모래, 곡물 등을 하역하는 과정에서 각종 저감시설을 외면하거나 고장난 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철과 해사채취업을 해오고 있는 한 중견업체는 야적장 방진덮개를 설치하지 않아 녹슨 쇠가루를 날리다 적발, 고발을 당하고도 3개월만에 다시 세륜시설 살수기가 고장난 채 방치해오다 적발되는 등 2곳의 중견기업 계열업종에서만 올 들어 8차례나 적발되었고 공공기관인 수협까지도 앞장섰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항만하역업이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비중을 우리는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는 호구지책이 아니라 삶의 질이 더 강조되고 있다는데 주지해 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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