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EBS 인문학 특강 최진석 교수의 노자 강의)

   
 

최진석. 위즈덤하우스. 308쪽. 1만4천800원.

‘노자’하면 떠오르는 ‘무위’나 ‘자연’이 노자사상의 전부가 아니다.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의 저자인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노자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라’와 ‘자기로 돌아가라’를 일관되게 강조했다”며 “자기 자신을 ‘일반명사’가 아닌 ‘고유명사’로 살려내라”고 전했다.

스스로를 거대한 가치기준 아래 두고 하찮은 존재로 생각하지 말고 ‘각자 사는 맛’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현대인들이 신념, 이념, 가치관, 지적 체계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잃어 간다고 지적한다. 생각하는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가치, 이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경계에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신념과 기준에서 벗어난 ‘나(자기)’로 돌아가야만 ‘생각하는 힘’, 즉 인문적 통찰력이 생긴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자기’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자기 자신을 ‘일반명사’ 속에 함몰되도록 두지 않고, ‘고유명사’로 살려내자는 것이다. ‘고유명사’로 살아가는 것은 결국 ‘자기로부터의 혁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기 삶의 양식이 자기로부터 나오지 않은 삶은 결코 정상일 수 없습니다. 자발적이지 않은 것에는 생명력이 없습니다. 거룩함은 결코 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자신이 서 있는 지금, 여기가 거룩함이 등장하는 원초적 토양입니다. 이상적인 삶은 저 멀리 있는 곳에 도달하려는 몸부림이 아니라 바로 지금부터 출발하는 착실한 발걸음일 뿐입니다.”
이 책은 선택, 불안, 사랑, 소통, 행복 등 일상적 문제들에 대한 해법들도 소개한다.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을 단순히 노자 철학을 소개하는 책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노자의 시대적 맞수인 공자와 치밀하게 비교하는 등 노자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책을 단숨에 읽어 내기엔 조금 버겁다. 가슴을 울리는 글귀가 많기도 하고 생각이 필요한 내용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원래 이 책은 ‘EBS 인문학 특강 최진석 교수의 노자 강의’ 내용을 엮어 낸 것이다. 당시 특강에서 최 교수가 청중에게 던진 세 가지 질문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화제가 됐다. 소개해 보면 이렇다.

“당신은 보편적 이념의 수행자입니까, 자기 꿈의 실현자입니까?”
“당신은 바람직함을 지키며 삽니까, 바라는 걸 이루며 삽니까?”
“당신은 그들 중 한 사람(one of them)입니까, 유일한 자기입니까?”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EBS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제작팀. 해냄출판사. 320쪽. 1만4천800원.

연간 650만 명 정도의 초·중·고등학생이 12년간 앞만 보며 경쟁해야 하는 이유이자 목적지가 바로 대학이다.

고3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물론 온 국민의 관심사인 ‘대학’에 진학한 청년들이 진정한 인재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이 책은 과감히 묻는다.

EBS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제작팀은 질문과 토론이 사라진 대학 강의실과 함께 비싼 등록금, 취업경쟁 등으로 고단한 삶에 빠진 대학생들의 모습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이어 대학 강의실에서 질문이 사라지게 된 원인을 찾고 세계 명문 대학들의 사례와 국내 대표적인 명강의 등을 통해 해법을 제시한다. 또 대학을 꿈꾸는 학생들이나 현재 대학생들에게 배움의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지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대학생들에게 먼저 권하고 싶은 책이다. 대학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에게도 한 번 읽어 보길 추천한다.

금요일엔 돌아오렴(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창비. 348쪽. 1만2천 원.

세월호 참사 1주기인 4월 16일이 곧 다가온다.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유가족들의 증언과 고백을 모아 낸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최근 출간됐다.

세월호 참사 기록들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한 유가족들의 공식 인터뷰집이라는 점에서 증언록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딸하고 나, 둘만 남겨졌는데 그 아이를 잃었어유”라고 전하는 ‘고 김소연 학생의 아버지 김진철 씨 이야기’에는 남겨진 유가족들의 비애감과 함께 한부모 가정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상황이 담겨 있다.

또 수학여행에 가기 싫어 한 아이를 굳이 떠밀어 보내곤 참사 이후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다가 아이의 생전 친구 부모들과 모임을 만들어 어렵게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고 이준우 학생의 어머니가 전하는 사연도 애달프다.
저자들의 소망은 이 사무치는 사고의 기록들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함께 기억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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