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볼 (Foulball)
87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김성근 감독과 고양원더스 야구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아름다운 도전을 그린 영화 ‘파울볼’이 4월 2일 개봉한다.

김성근 감독 등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다큐멘터리지만 단순 ‘야구영화’라기보다는 ‘인생영화’에 가깝다.

시사회에서 양준혁 야구해설가는 “가슴 깊숙이 무언가에 대한 열정의 씨앗을 던져주는 영화”라는 소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고, “다큐멘터리영화의 힘을 제대로 보여 준 명작”이라는 관객들의 호평도 이어진다.

2011년 창단해 2014년 해체할 때까지 3년 동안 ‘90승25무61패’라는 성적을 거두며 프로구단 진출에 성공한 31명의 선수들을 배출한 한국 최초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 야구단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한·미·일 3개국 프로야구 선수로 뛴 최향남, 국내 프로야구 신인왕 출신 김수경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에서부터 헬스 트레이너, 대리운전기사까지 오직 프로구단 진출이라는 마지막 꿈을 부여잡기 위해 원더스로 모였다.

이들은 야신 김성근 감독을 만나 하루 14시간씩의 지옥훈련을 견뎌내며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하지만 원더스에 대한 야구계의 무관심과 냉대가 이어지며 결국 공식 출범 1천93일 만에 구단은 해체된다.

고양 원더스의 창단과 해체까지 3년간의 기록을 생생하게 담아낸 영화 ‘파울볼’은 잊고 지내던 꿈과 인생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매력이 있다.

또 야신이라 불리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성근 감독의 변함없는 야구사랑도 이 영화에서 나타난다. 고령의 나이에 그 열정은 정말 본받을 만한 정신력이다.

영화의 한 장면이다. 73살의 나이에도 야구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김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게 뭔지 알아?” “그건 펑고(코치가 배트로 공을 쳐 주면 수비수가 공을 받는 훈련)야.”

야구장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김성근 감독의 인터뷰가 이 영화의 마지막 대목 중 하나다.

한마디로 인생이라는 긴 승부에서 세상의 편견이나 상식을 뛰어넘는 도전정신을 보여 주는 영화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 ‘파울볼’의 흥행 가능성은 미지수다. 개봉일이 일주일 남짓 남은 상황에서 대기업 배급영화에 밀려 스크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개봉 후 관객들의 입소문이 빨리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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