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식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객원논설위원

 이강신(李康信)㈜영진공사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 3월 24일 인천상공회의소 제22대 회장에 취임했다. 격전이었지만 선거전을 치르고 당당히 당선한 것이어서 더 큰 축하와 격려를 보내며 기쁨을 표한다. 아마 상공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지역사회에서 착실하게 기업을 경영해 온 이 회장에게 큰 기대와 성원을 보낼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이강신 회장의 취임이 특히 관심과 흥미를 끄는 것은 선친인 고(故) 이기성(李起成) 제12~14대 회장에 이어 부자(父子) 회장의 탄생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물론 이전에 꼭 한 번 부자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이 탄생한 적이 있기는 했다. 동양화학 회장으로 제10~11대 회장을 지낸 고 이회림(李會林)회장과 아들인 제17~18대 이수영(李秀永)회장의 경우이다.

우리나라 실업계를 살펴보면 대체로 선대가 이룩한 기업을 2대, 3대가 이어받아 경영하는 것이 상례이다시피 한데 이렇게 공적 기관의 장(長)이란 직책까지 똑같이 이어 지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혹 다른 지역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인천상공회의소 130년 역사에 단 두 번뿐이니 더구나 드문 경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자 회장!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말은 아들이 여러 면에서 아버지를 닮았을 경우에 흔히 쓰는데, 이번 이(李) 회장의 취임으로 그 말이 꼭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다. 아마 부전자전(父傳子傳)이란 말도 여기에 합당할 것이다.

이강신 회장의 선친 이기성 회장은 타계 직전까지 인천 지역사회와 상공업계의 큰 인물로서 많은 헌신을 한 분이다. 그 숱한 발자취와 업적을 여기에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거니와, 그분은 생전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결코 달가워하지 않는 성품이시기도 했다.

다만 개인으로서 이기성 회장은 뛰어난 기억력의 소유자였고 대단한 독서광이었다는 사실이다. 외람된 표현일지 모르겠으나, 그분은 또 두둑한 뱃심과 강력한 추진력, 그리고 소탈하면서도 과감한 리더십을 가진 분이었다는 점이다. 그분이 있는 곳에서는 언제나 그분이 구심점이었다. 그분은 반대편까지도 아우르는 품 넓고 남달리 큰 아량을 가지셨던 분이었다.

과거를 되돌아보매 십 년 넘게 지근에서 그분을 모셨던 기억은 필자 개인적으로 큰 행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새로 취임한 이강신 회장도 이 같은 선친의 장점을 좇아 인천 상공업계의 중심이 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지혜와 역량을 크게 발휘해 줄 것을 간절히 기대한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대목이 이번 선거전에서 이강신 회장이 내세운 공약 가운데 ‘인천상공회의소의 송도시대를 열겠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경제자유구역청이 소재한 송도신도시를 중심으로 인천상공회의소의 활동 무대를 옮겨 넓히겠다는 취지이겠으나, 선친이 1992년 협소하고 인천의 중심에서 벗어난 중구 사동시대를 접고 남동시대를 실현했었던 사실과 닮아 있다는 사실이다. 부연하지 않아도 인천상공업계는 다시 한 번 이 회장에게 선대와 같은 큰 기대와 희망을 걸 것이다.

끝으로 한 가지만 주문한다면, 구한말 개항 이후 일제를 비롯해 물밀듯이 밀려드는 외세에 대항해 민족 자본의 보호·육성과 민족 상권(商權) 사수를 위해 신상(紳商)이 합작해 설립한 인천객주회의 의지와 그를 모태로 탄생한 인천상공회의소의 그 치열한 창립정신을 늘 기억하자는 점이다. 그것이 인천과 인천상공회의소의 정체(正體)요, 고귀한 참 가치이기 때문이다.

상공업계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문외(門外)의 사람이 이 난(欄)이 가진 본래 취지와는 방향이 다소 다른 글을 쓰는 의도는 한 가문이 대를 이어 지역에서 기업을 경영하면서 지역에 봉사하는 모습이 실로 아름답기 때문이며, 더불어 지역이 인천상공회의소와 이강신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고 막중하기 때문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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