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대의 요(堯)임금은 완벽한 정치를 한 임금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요임금은 자신이 천하를 잘 다스려 백성들이 잘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민들이 주로 많이 살고 있던 마을로 미행(微行)을 나가게 된다. 그런데 어느 한 마을에서 어린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어린이들은 `백성 위에 계시는 덕(德)의 최고봉이시어/ 백성들은 임금의 교화(敎化)를 잘 따르네'라는 가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공덕을 자연스럽게 노래로 부르는 이같은 광경을 목격하고도 만족하지 못한 요임금은 또다시 시골로 미행을 계속하게 된다. 그러던 가운데 어느 마을에서인가 `해 뜨면 나가 일하고/ 해 지면 들어와 쉬네/ 우물 파서 물을 마시고/ 농사지어 밥을 먹네/ 임금의 힘이 어찌 나에게 미치리오.'라는 가사로 노래를 부르며 나무 그늘에 앉아 부른 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는 한 노인을 목격하게 된다. 이 노래를 들은 요임금은 비로소 기쁨의 미소를 띠면서 자신이 정치를 잘하고 있음을 느낀다. 백성들이 의식주에 근심이 없고 태평하며 행복한 생활에 만족해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세상, 임금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세상, 바로 이런 완벽한 이상향의 세상을 요임금이 이뤘던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이같은 이상향에 대한 갈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우리주변에 존재해 왔다. 도가(道家)의 무릉도원이나 서양의 유토피아를 비롯, 종교에서의 극락 또는 천당에 이르기까지 이는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상향은 가상의 세계여서 표현 그대로 이상(理想)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보면 요임금은 아마도 현실속에서 이상의 세계를 실현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현재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이상향의 세계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어떤 희망을 갖고 그 날을 기다리며 감내할 뿐이라 하겠다.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많은 이들이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세상을 악착 같이 살아보라고들 말하지만 그들은 오죽하면 죽음을 택했을까 생각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라도 몸과 마음을 추슬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겠다.(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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