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중·고등학교에 폭넓게 확산돼 있는 공교육 붕괴, 교실붕괴 등의 심각한 교육위기 현상이 초등학교에까지 확산되고 있어 국민교육의 근간이 되는 초등교육마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의 초등교육 위기론은 단순히 우리의 입시제도의 실패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교육 등의 교육방법론 논란과 정부의 교원수급정책 실패, 교단내부의 갈등 문제 등 다양한 원인들과 맞물려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초등교육의 주요목표는 인성교육과 기초학력 배양이라고 할 수 있으나 작금의 교육현장에서는 이 모두가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교육내용의 부실로 아이들은 학교대신 학원에서의 공부를 선호하게 되고 이러한 사교육 선호로 학부모들의 주머니 사정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는 평가만 하는 곳이고 공부는 학원에서 한다는 인식이 일반화되다 보니 학교는 빠져도 학원은 빠질 수 없고 학교 선생님이 체벌을 가하면 대들어도 학원 강사가 때리면 군소리가 없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학교수업만으로는 기초학습을 충실히 할 수 없고 또 주변에 아이들이 모두 학원에 다니니 어떻게 자신의 아이만 보내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항변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앗아가고 선생님을 우습게 알게 되고 결국 교사의 통제력 상실로 이어져 교권의 추락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초등교육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성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난 꼴이 되고 말았다. 교육개혁과정에서 금과옥조처럼 강조하는 열린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일선교사들은 행정당국이 밀어붙이니까 그저 따라했을 뿐이라며 우리 교육여건이 열린교육을 할 만큼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실정이라고 주장한다. 더욱이 중견교사들이 대거 교단을 떠나면서 야기된 교사부족 사태는 지금도 그 후유증이 심각한 실정이다. 교사부족의 심화로 기간제 교사나 시간강사로 억지 땜질 수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의 부실화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공교육의 출발단계인 초등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당국은 국민교육의 근간이 되는 초등교육을 바로 세우고 나아가 전체 공교육의 정상화를 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권확립을 위한 지원책 마련도 시급을 요하는 중대사안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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