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여왕’ 김세영(22·미래에셋)이 역전패를 당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김세영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 쇼어 토너먼트 코스(파72·6천769야드)에서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더블보기 2개, 보기 4개를 적어내는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펼치며 3타를 잃어버렸다.

 합계 7언더파 281타를 친 김세영은 지난 2월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 이어 메이저대회 우승까지 노렸지만 3타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공동 4위로 밀렸다.

 2009년 이 대회 우승자 브리트니 린시컴(미국)이 김세영과 동반 플레이를 한 2011년 우승자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9언더파 279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며 상금 37만5천 달러(약 4억800만 원)를 받았다. 린시컴은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통산 6승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동하며 거둔 5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던 김세영이지만 단독 선두로 시작한 4라운드는 드라이버 샷이 흔들리면서 순탄치 않았다.

 2번홀(파5)에서 8m 거리의 멋진 버디 퍼트를 성공한 김세영은 4번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벗어나는 바람에 나무에 등을 대고 어렵게 페어웨이로 공을 꺼냈다. 그러나 세 번째 샷도 그린 옆 벙커로 빠져 네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오르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내 3타 차의 리드가 순식간에 1타 차로 좁혀졌다.

 6번홀(파4) 버디로 한 타를 만회한 김세영은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1개로 1타를 줄인 루이스와 2타 차를 유지하며 후반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루이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10번홀(파4)에서도 김세영과 나란히 버디를 잡은 루이스는 11번홀(파5)에서 김세영이 보기를 적어낸 사이 버디를 낚아 마침내 동타를 만들었다.

 김세영은 12번홀(파4)에서도 티샷이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다시 1타를 잃었고, 루이스는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며 2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김세영은 13번홀(파4)에서 4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 보기를 적어낸 루이스와 다시 동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워터 해저드를 끼고 있는 14번홀(파3)에서 나온 실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14번홀에서 티샷이 짧아 홀에서 멀리 떨어진 그린에 볼을 올린 김세영은 짧은 퍼트를 여러 차례 놓쳐 4퍼트를 하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반면 루이스는 침착하게 파세이브를 하면서 격차는 다시 2타 차가 됐다.

 티샷이 좀처럼 페어웨이에 떨어지지 않아 러프와 러프를 오가며 고전한 김세영은 퍼터마저 말을 듣지 않아 15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다. 16번홀(파4)에서 나온 버디로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지만 17번홀(파3)에서 3퍼트로 다시 1타를 잃어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김세영은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서 “모든 샷이, 특히 후반 들어서는 내가 원했던 곳으로 가지 않아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우승할 몇 번의 기회가 왔지만 놓쳐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루이스는 마지막 홀에서 3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넣었으면 우승이 결정됐지만, 이를 놓치는 바람에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인 린시컴과 연장전을 벌였다.

 두 선수는 18번홀에서 이어진 연장 1, 2차전에서 파로 비겨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3차전에서 루이스의 실수가 나와 린시컴에게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지었다. 루이스는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데 이어 2m 남짓한 파퍼트마저 놓쳐 보기를 적어냈다. 세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린시컴은 루이스의 파퍼트가 실패한 뒤 편안하게 2퍼트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미향(22·볼빅)이 5언더파 283타를 쳐 공동 8위, 김효주(20·롯데)와 이미림(25·NH투자증권), 박인비(27·KB금융그룹), 제니 신(23·한화) 등이 4언더파 284타를 쳐 공동 11위에 올랐다.

 LPGA 투어의 한국 군단은 시즌 개막전부터 연승 행진을 거듭했지만 지난주 KIA클래식에서 크리스티 커(미국), 이번 대회에서는 린시컴에게 우승컵을 넘겨줘 기세가 한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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