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주5일 수업 시행과 관련, 이달 초 2004년부터 월 1회 우선 시행 학교를 시·도교육청에서 초·중·고등학교별로 각각 10%내외를 선정 운영키로 발표함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도 시행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교육부는 내년의 우선시행학교 운영에 이어 2005학년도부터 모든 학교가 월 1회 주5일 수업을 실시키로 하는 등 단계적으로 주5일 수업을 확대 실시한다는 방침이어서 이와 관련한 성공적인 실현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시대의 개막과 함께 주5일 수업제 시행은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우리 교육현실은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총 136개 학교가 주5일제 연구·시범학교가 운영되고 있으나 대체로 평일에 있는 재량활동 시간이나 교과심화, 특별활동 시간 등을 토요일 수업과 맞바꾸어 운영하고 있어 실질적인 주5일제 수업이라기보다는 토요일에 행사를 몰아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 밖의 문화공간에서 토요일을 보내는 예가 많은데 이런 현장학습에는 비용이 적지 않게 들고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학부모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어 불만의 소리도 높다고 한다. 이처럼 현장학습으로 학부모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도 문제지만 토요일 전면 휴업은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요즘 가정들은 대부분이 맞벌이에 나서고 있어 아이들만 집에 남게 되므로 학부모들은 사설학원으로 눈길을 돌리기 마련이고 이럴 경우에 학부모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우리 지역사회의 문화 교육시설이 풍족한 것도 아니어서 주말마다 학생들에게 현장학습을 제공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문제는 도시보다 농어촌에는 더욱 심각하다. 문화 교육시설 환경이 낙후되어 있는 농어촌에서는 다양한 체험학습프로그램 운영은 당초 불가능할 것이 뻔하고 결국은 사교육 증가를 조장할 수도 있다는 예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주5일제 수업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서는 사회적 인프라구축과 함께 교육과정 개편이나 학교와 교사의 역할 등 문제점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5일 근무제시대에 주5일제 수업시행은 시대적 흐름으로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시행이 대세라면 이에 대비하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시행에 필요한 제반 문제점들이 이미 속속들이 드러나 있는 만큼 교육당국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모두가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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