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우리에게 무엇인가(철학의 물음)
이충진 / 이학사 / 165쪽 / 9천 원.

“여객선의 침몰은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세월호 참사는 현재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다. ‘세월호 침몰에 대한 생각’과 ‘철학에 대한 생각’을 뒤섞인 채로나마 같은 자리에 모아 놓으면, 세월호 침몰에 대한 철학적 해석들이 흐릿하게나마 드러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이충진 한성대학교 교수가 세월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철학적 성찰을 담은 책 「세월호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지난 10일 펴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월호 참사는 우리의 일상을 뿌리째 흔든 사건으로 한국인의 삶을 근본에서 다시 보게 만들었다”며 “세월호 사건이 개인과 사회에게 던져주는 의미를 곱씹어 보았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세월호가 던진 물음을 국가, 시장, 윤리, 존엄성, 한국사회 등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1장에서는 ‘세월호 침몰과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주목한다.

저자는 2014년 4월 16일 수백 명의 목숨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죽어가는 사람들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해경을 보면서, 사람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버는 업체를 방치하는 정부를 보면서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다고 한다. 국가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제일 먼저 주목한 것은 바로 국가에 대한 질문이다.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이란 국가가 가지고 있는 결핍을 찾아내는 작업, 한국의 역사적 경험 안에 담긴 한국 정치의 특수성을 찾아내는 작업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이야기한다.

이어 2장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신자유주의’, 3장 ‘세월호를 둘러싼 사람들의 행위와 윤리’, 4장 ‘세월호와 우리 사회의 야만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월호 참사의 출발점이 된 선원들의 행위,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따르다 목숨을 잃고 만 학생들의 행위 등을 분석하며 ‘과연 우리가 인간다운 인간인지, 윤리적 인간인가’라는 물음을 과감히 던진다.

마지막 5장에서는 칸트의 시각에서 세월호를 둘러싼 문제를 돌아보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길을 모색해 본다.

결국 이 책은 세월호가 우리에게 던진 뼈아픈 물음들에 답해 보고자 하는 이 교수의 철학적 시도이다. 저자는 세월호를 계기로 드러난 우리 삶의 불합리함과 비윤리성, 세월호를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 세월호 전후의 우리 사회의 단면, ‘세월호 이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라는 물음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철학자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저자는 이런 의미심장한 말로 책을 마무리했다.

“한국사회는 세월호 참사 ‘그 후’와 ‘그 전’이 같을 수 없게 되었고, 세월호의 침몰은 해석되고 이해되기를 요구하며 우리 앞에 서 있다.”

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카이사르부터 오바마까지)

   
 

필립 구든 / 허니와이즈 / 336쪽 / 1만5천800원.

3억8천만여 명이 모국어로 사용하는 영어의 역사 이야기를 담은 「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가 최근 출간됐다.

저자 필립 구든은 영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영어 속에 어떤 역사적 배경이 숨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OK’ 등과 같은 단어의 흥미로운 어원을 소개하고, 앵글로색슨인의 상륙과 노르만인의 정복을 거치면서 영어의 단어와 문법에 얼마만큼 큰 변화가 일어났는지 다룬다.

아울러 셰익스피어의 희곡 등 문학작품 속에서의 영어와 유행어, 금기어, 정치적으로 올바른 언어 등 21세기 영어가 가져야 하는 속성들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논하고 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영어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양한 사례로 풀어낸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영어의 언어학적·사회적·문화적 변화를 다양한 각도로 분석한 점이 흥미롭다.

 
음식의 언어(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댄 주래프스키 / 어크로스 / 408쪽 / 1만7천 원.

책 제목인 ‘음식의 언어(Language of Food)’는 원래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인기 강의명이다.

언어학 대가인 댄 주래프스키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 강의에서 음식을 주제로 다양한 언어학적 해석을 시도해 호평을 받았다. 심지어 음식 메뉴에서 수천 년 인류 문명의 진보와 동서양의 극적인 만남의 순간들을 발굴해 내기까지 한다.

또 메뉴판에 담긴 레스토랑의 영업 전략, 맛집 리뷰에서 호평과 악평의 차이점을 분석해 인간의 진화와 심리, 행동을 풀어내는 연구도 시도한다.

예를 들면 “케첩이라는 말 앞에 꼭 ‘토마토’를 덧붙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언어학적 해석을 내놓는다. 결론은? 케첩은 미국이 아닌 중국 음식이었다는 것, 그리고 주재료는 토마토가 아닌 생선이었다는 것을 밝혀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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