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열리는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에 초청돼 첫 방한하는 외국 배우들은 두 번 놀라죠. 돌체 같은 소극장이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국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는 점에 한 번 놀라고, 전문 아카데미 없이 유명 마임 아티스트(Mime Artist)들을 길러냈다는 설명에 한 번 더 놀란답니다.”

춘천마임축제와 함께 대표적인 마임축제로 꼽히는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준비로 여념이 없는 박상숙 작은극장돌체·극단마임 공동대표의 말이다.

오는 10월 열리는 ‘제20주년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를 기념해 마련한 3월 국제교류전에 이어 5월부터 시작되는 국제교류전 준비로 한창 바쁜 박 대표를 만났다.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와 춘천마임축제는 해외 마임계에서는 거의 동등한 수준의 축제로 인정받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쉽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단 한 가지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부연했다.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가 춘천마임축제와 다른 점은 바로 지방자치단체의 시각에 있어요. 지자체의 지원 수준에서 차이가 많죠.”

1979년 설립돼 지금껏 인천문화계의 한 축으로 활동 중인 ‘작은극장돌체’의 역사는 지역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돌체의 현재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티켓 발매 하루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춘천마임축제를 두고 부럽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인 듯했다.

“5월 4일부터 시작되는 국제교류전 출연 계획이 잡힌 한 배우가 다쳐 출연을 못하겠다는 연락을 며칠 전에 받아 정말 난처했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실력이 더 좋은 다른 스페인 배우가 바로 출연을 신청해 와 문제가 해결됐죠.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의 해외 인기도를 증명하는 예이죠.”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출연을 신청하는 해외 배우들은 체재비 등 최소 한도의 경비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혹시라도 자리가 비면 연락해 달라는 배우들의 신청이 줄을 서 있는 상태다.

지난 3월 국제교류전 공연에 독일에서 활동 중인 일본인 미아코 등이 출연해 몸짓과 표정으로 표현하는 무언극인 클라운 마임(Clown Mime)과 함께 저글링, 버블쇼 등을 선보였다.

외국 배우들이 한국 공연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고 한다. “말이 없는 클라운 마임 공연 중에 한국인들은 함께 웃고 큰 박수로 환호하거든요. 아티스트들은 관객들의 아낌없는 박수에 가장 큰 힘을 얻고 감동받습니다.”

척박한 문화 현실에서도 시민들을 위해 줄곧 무대를 떠나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 만족을 느끼면 그게 기쁨이에요. 여러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수천만 원이 들어가는 연극을 정말 어렵게 준비해 무대에 올린 보람이기도 해요.”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를 이끌고 있는 그는 마임, 무용 등 각 분야의 전문 아티스트들을 모신 글로벌 아카데미를 설립해 보겠다는 꿈을 세웠다.

인천문화계의 어려운 현실에도 기죽지 않고 보란듯이 아티스트로서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있는 박상숙 작은극장돌체·극단마임 공동대표가 시민들의 문화 향유 확대와 후학 양성을 위해 결심한 마지막 꿈이다.

2015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국제교류전(독일·스페인편)=5월 4∼15일 작은극장 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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