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 돌베개 / 428쪽 / 1만8천 원.

“나는 통일(統一)을 통일(通一)이라고 쓴다. 평화 정착과 교류 협력, 그리고 차이와 다양성의 승인이 바로 통일(通一)이다. 통일(通一)이 되면 언제일지 알 순 없지만 통일(統一)로 가는 길 또한 순조로울 것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로 이 시대 대표적 지식인인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지난 2004년 「강의」를 낸 지 11년 만에 신간 「담론」을 펴냈다.

감옥에서 마음을 다스리며 썼던 옥중 서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동양 고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쓴 「강의」, 대학 강의 노트를 새롭게 합쳐 「담론」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신영복 교수는 1989년부터 시작한 대학 강의를 2014년 겨울학기를 마지막으로 강단에 서지 않고 있어 학생들 앞에 서지 못하는 미안함을 이번 책으로 옮겨 대신한다고 밝히고 있다.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란 부제를 단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동양 고전을 공부의 주제로 삼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동양고전의 풍부한 사상들이 인간을 중심에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1부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에서는 시경, 주역, 논어, 맹자 등을 설명하며 현실 정치, 통일, 자본주의 등에 대한 논의를 풀어낸다.

신 교수가 설명한 대목을 보자. ‘맹자: 관계없는 자본주의 사회의 왜소한 만남’에 나온 내용이다.

“만남이 없는 게 우리 사회의 실상이다. 뉴스에서 보듯, ‘차마 있을 수 없는 일’이 버젓이 자행되는 이유는 바로 ‘만남’이 없기 때문이다. 식품에 유해물질을 넣을 수 있는 것은 생산자가 소비자를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로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에 서로를 배려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무관심과 냉담한 인간관계의 원인을 도시의 특성으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도시는 자본주의가 만든 것이다. 도시는 자본주의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실존적 형식이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 세대 간의 만남이 단절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
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담지 못한 신 교수의 솔직한 심경이 이 책의 ‘2부 인간이해와 자기성찰’편 일화들을 통해 소개된다.

“20년의 감옥 생활 중 수시로 ‘나는 왜 자살하지 않고 기약 없는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가’를 고민했다. 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햇볕 때문이었다. 길어야 2시간밖에 못 쬐는 신문지 크기만한 햇볕을 무릎 위에 받고 있을 때의 따스함은 살아있음의 어떤 절정이었다. 겨울 독방의 햇볕은 자살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였고 생명 그 자체였다.”
이 책은 동양 고전을 현재의 상황과 문제에 맞닿게 해 이전보다 훨씬 깊어진 논의 속에 날카로운 현실비판과 시대정신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몸으로 감당한 시대의 고통을 사색과 진리로 승화시켜 위로와 격려, 공감과 소통의 메시지를 강조한 신영복의 강의를 담은 「담론」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이어 또 다시 커다란 울림을 전해준다.

교동도(인천섬연구총서 1)

   
 

최중기·이영호·배성수·최인숙·이세기 등 7명 / 민속원 / 312쪽 / 2만9천 원.
인천섬연구모임 회원과 교수, 향토사학자 등이 함께 집필에 참여해 교동도의 역사, 문화, 해양, 자연생태 등을 담은 첫 번째 인천섬연구총서인 「교동도」가 발간됐다.

연륙교가 만들어지면서 곧 변화될 교동도를 집중적으로 조망한 책으로, 섬의 보존·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목된다.

이 책의 집필은 유서 깊은 교동도가 역사문화의 섬으로 재탄생될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에서 시작돼 교동도가 품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 교동도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이 책은 1부 교동도의 역사적 의미, 2부 교동도의 문학과 종교, 3부 교동도의 해양식생·조류·지리, 4부 교동도의 생활문화와 현재성 등 총 네 부분으로 나눠 설명한다.

특히 교동도의 특색이 잘 나타난 ‘교동도 주민 구술생애사’가 흥미롭다.

나에게 꼭 맞는 애견 선택 백과 

   
 

그웬 베일리 / 한스미디어 / 332쪽 / 2만3천 원.
애완동물을 반려동물이라 부르는 시대지만 1년에 버려지는 동물들이 10만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영국의 동물행동학자인 저자 그웬 베일리는 유기동물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반려동물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것이라며 이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의 특징은 ‘1부 입양 전에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의 설명대로 반려견을 받아들이는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애견인이 되길 원한다면 ‘개를 키울 준비가 되었는가’, ‘개를 입양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 ‘개를 키울 때 드는 비용’ 등의 설명을 읽어 보고 ‘견주가 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자신에게 꼭 맞는 반려견을 선택할 수 있도록 총 230여 종에 달하는 개의 신체적 특성과 성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반려견을 선택할 때 외모로만 판단하지 말고 개의 성격이나 행동적인 특성까지 알아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