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아는 인재를 등용하면, 네가 모르는 인재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버려두겠는가?’라는 의미의 ‘거이소지이소부지인기사제(擧爾所知爾所不知人其舍諸)’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인재는 얼마든지 있으며, 인재를 등용할 마음만 갖고 있으면 인재를 놓치게 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공자의 제자 가운데 중궁(仲弓)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노(魯)나라의 실권자 계씨(季氏)의 총리가 됐다. 어느 날 중궁은 공자를 찾아와 정치하는 도리에 대해 질문했다.

중궁은 공자가 일찍이 그를 평해 임금이 될 자격이 있는 훌륭한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그에게 “유사를 먼저 하고(先有司) 작은 허물을 용서하고(解小過) 어진 인재를 찾아내라(擧賢才)”고 말했다고 한다.

‘유사를 먼저 하라’는 말은 혼자 모든 일을 직접 통솔하고 지휘하는 번거로운 방법을 쓰지 말고 각각 맡은 바가 있는 인물로 하여금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만들라는 뜻이다. 즉, 직책을 수행할 만한 인재를 구해 책임과 권한을 내맡기라는 말이다.

작은 허물을 용서하라는 것은 잘하려고 하다가 범한 실수는 꾸짖지 말고 아량으로 감싸며,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줘야 한다는 말이다.

요즘 현 정부에 대해 정치학자, 평론가, 여론분석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잘한 게 없다”는 답변 일색이다. 잘못한 분야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소통 부재’와 ‘신뢰 추락’이었으며, 원인으로는 대통령의 인사를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탕평 인사는커녕 자기 주변 사람만 쓴다”며 “싫은 소리,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대통령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최근 이완구 총리가 사퇴한 가운데 또다시 차기 총리가 누가 선임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책임과 권한을 내맡길 수 있는 청렴한 인물, 소신을 갖고 정치력·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가 등용되길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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