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익 인천환경공단 이사장/행정학박사

인간의 감각에는 오감(五感)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리라.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이 그것이다. 후각은 코를 이용해 냄새를 맡고 구분하는 감각을 말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감각적으로 좋은 냄새를 맡기도 하고 불쾌한 냄새를 맡기도 한다. 좋은 냄새는 향기로운 냄새, 맛있는 냄새, 고소한 냄새, 꽃 내음, 향수 냄새 등으로 표현된다.

반면 불쾌한 냄새 즉 악취로는 구린내, 지린내, 고랑내, 비린내, 사체 썩는 냄새, 역겨운 냄새, 고약한 냄새, 메케한 냄새, 시궁창 냄새 등이 있으며 도시 대기오염의 주범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도시화 현상은 인구의 도시 집중과 도시기반시설 및 산업시설의 집적화로 집약된다.

 필연적으로 생활쓰레기, 하수와 폐수, 음식물쓰레기, 분뇨, 악취 등 다량의 환경오염원을 발생시키고 있다. 현행 악취방지법상 악취 물질은 22가지나 되고 악취배출시설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도시생활에서 악취는 이미 악명 높은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힌 지 꽤 됐다. 아직도 우리나라 많은 도시가 ‘악취와의 전쟁’이라는 다소 살벌한 구호를 끊임없이 외치고 있지 않는가? 과연 악취 없는 세상 만들기는 불가능한가?

악취는 감각 공해로 인간 삶의 질과 행복 지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부동산의 가격 결정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악취 오염은 인천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타 도시들보다 여건이 훨씬 열악한 실정이다. 인천시의 경우 환경오염의 시초는 지난 1960~80년대 공업도시로서 한국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부터라고 보는 게 옳을 듯하다.

국가기간시설인 항구와 해안선을 둘러싼 많은 발전시설, 국가 및 지방 공업단지, LNG 기지, 유류생산시설, 유수지 및 하천 등이 주된 악취 오염원이었다.

그 이후 하수처리장, 쓰레기매립지, 분뇨처리장, 음식물 처리시설이 증가하고 수도권매립지가 설치되면서 도시의 악취문제는 더욱 악화됐다. 또한 지난 2003년 송도, 청라, 영종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면서 도시화는 가속도가 붙었다. 인천의 지도가 바뀔 정도로 방대한 면적이 도시지역으로 편입됐다.

그에 따라 기존에 환경기초시설의 위치가 변방에서 중심지로 변하거나, 타 용도지역·지구와 중첩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재 인천시내 악취 취약지역은 수도권매립지, 승기하수처리장, 가좌하수 및 분뇨처리장, 송도 및 청라 음식물처리 시설 주변 지역이다.

또한 남동인더스파크, 주안산단, 부평산단, 서부산단, 검단산단, 인천기계공단과 같은 공업지역도 고질적인 환경민원 지역이다. 지금도 악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악취는 환경오염원의 수집, 운반, 가공 처리, 최종 생산물 그리고 재처리 과정 전반에 걸쳐서 발생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환경오염원 처리의 기술적 한계, 시설장비의 노후화, 전문 인력의 부족, 제도와 정책의 미비, 한정된 예산 등 복합적이다.

특히 예산 부족과 관련해서는 원가 이하의 하수도요금과 쓰레기 처리요금이 정치적인 이유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비효율적인 시설 운영과 과잉 투자로 인한 누적 부채 증가가 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늦으나마 환경부는 작년 3월 ‘악취방지법’을 제정함으로써 악취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수익자부담원칙에 의거한 요금체계의 현실화를 통해 시설장비의 적기 보수와 선진 기술의 도입으로 악취를 최소화해야 한다. 악취 측정 결과를 공개해 시민들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통합관리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환경기초시설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경영혁신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2018년부터는 민간기업도 광역 공공환경시설 운영자로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대비한 자체 운영 인력의 전문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악취 발생 기업체의 경우 철저한 기업가로서의 양심과 도덕성 제고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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