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전 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

 자녀의 성적이 좋다면 자녀 진학 등에 대한 갈등은 더 커진다. 내가 부족해서 아이들의 미래 발전 잠재능력을 키워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초조함과 자괴감 탓이다.

교육위원 시절 외국의 교육기관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뉴질랜드·베트남·홍콩·중국·일본·필리핀 등의 학교와 교육기관을 방문했다.

세계 도처에 우리나라 조기 유학생들이 있었고 제5기 교육위원들과 뉴질랜드 교육연수 후 귀국 시 비행기 안에서 많은 한국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귀국하는 팀과 함께하면서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뉴질랜드에서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보고 듣고 실제로 몇몇 학생과 함께한 학교생활과 부모와의 생활에서 우리나라 엄마와 아빠들이 자녀에 쏟는 열정과 희생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자녀의 학업, 그리고 자녀의 학업 성적이 나의 성공이라고 믿는 엄마 또 아빠들은 자녀가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 가족해체 혹은 기러기 아빠든 뭐든 한다는 메시지에 대단한 자녀 교육 열기를 느꼈다.

한때 인천에서도 많은 학부모가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 목동지역으로 이사를 했고 지금은 서울 강남으로, 혹은 같은 인천이지만 연수구 송도신도시로 가고 있다.

 왜 이들 지역에는 대학입학 성적이 좋으며 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일까? 부모의 학력과 사회적 지위 그리고 머리가 뛰어나기에, 사교육 환경이 우수해서, 학업 분위기가 좋아서 등등. 그 외 여러 조건이 있고 또 대체로 맞는 분석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지역에 정말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몰린다는 사실이다. 물론 경쟁이 치열하고 자녀가 학습에 힘들어 할 것이지만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를 믿고 가고자 한다.

물론 일부 진보교육 특히 진보교육감은 아동 학대가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하고 또한 이런 학부모의 교육열기를 망국적인 치맛바람으로 폄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면 왜 이들 지역을 선호하고 자녀를 이들 지역에 보내려고 하는지 이유는 분명하다. 주변 지역에 잘 가르치는 가까운 학원이 많이 있고 학교를 포함해 지역 전체 분위기가 학생들 학습에 친화적인 분위기이고 타 자치지역보다 넉넉한 부자 동네로 자치구에서 지원하는 교육예산이 많다.

특히 선거 때가 되면 학교별로 특색있는 교육사업 예산을 배정하고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타 지역보다 그러한 동네에는 학생들이 밤에 몰려다니면서 일으키는 학생 문제가 적다고 한다. 여기에 교육열기로 몰려드는 학부모들로 지역 아파트 전세금이나 매매가가 높아가고 또한 주변 지역 상가 등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가져오게 된다.

더욱이 지역 간 교육 쏠림 현상은 학생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선생님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신학기 교사 전보에서도 우수한 선생님이 몰리는 현상을 가져온다. 이는 결국 지역 교육에서 지역별 불평등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는다.

정부는 교육정책에서 교육투자에 힘써야 하지만 학습열기가 높은 지역에 전입하려는 이들을 막기보다 소외된 지역 학생들에게도 더 많은 교육지원을 통해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더 노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들의 계층이동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정책이다.

무상급식, 혁신학교도 좋다. 하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게 더 큰 복지다. 교육 낙후지역에서 우수한 학생마저 대거 탈출하면 학교는 황폐해진다. 더욱이 경제력 있는 학부모가 빠져나가면 자치구 형편이 더 나빠진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시장, 자치장, 교육감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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