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어선 수백척이 서해 연평도부근 어장까지 마구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고 있으나 우리정부는 여전히 무책이다. 이들의 무차별 침범조업을 보다못한 주민들이 중국어선들과 맞서 해상시위까지 나섰다니 그 심각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북방한계선(NLL)을 수백척이 넘나들며 금어기도 없이 광어, 꽃게, 우럭, 잡어들까지도 마구 잡아가 물고기의 씨를 말리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다.
 
보도 내용대로 어민들이 참다못해 60여척의 어선으로 자경단을 만들어 중국어선을 향해 돌진했으나 우리측 해군이 양국간 충돌을 우려해 오히려 우리 어선에 발포위협을 했다니 사실이면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서해어민들은 2년전 한·중 어업협정이 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어선들은 우리 앞바다를 마음대로 드나들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협정이후 경비수역이 크게 늘어 해경으로서도 경비활동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긴 그동안 불법어업을 하다가 우리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이 2000년도 29척에서 2001년 30척으로 증가됐고 올해엔 벌써 97척이 된다고 하니 알만하다. 어디 이뿐인가. 지난해 5월엔 우리해경 단속반에게 중국어부들이 흉기를 휘두르고 폭행하는 일까지도 있었으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같은 상황속에서도 정부가 적절한 대책을 외면하고 있어 답답하기 짝이 없다.
 
한마디로 연평도의 불법조업은 사정이 다르다고 본다. 장소가 국한돼 있어 우리측의 해군이나 해경이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선다면 충분히 어장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에도 배타적 경계수역(EEZ)을 침범한 혐의로 중국 랴오닝성 선석 37t짜리 어선 3척을 나포했으니 알만하다. 계속 이런 식으로 불법침범한 어선을 나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지난 9월 한달간 우리가 연평도에 잡은 꽃게의 어획량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친다는 점이다. 문제는 우리정부의 대응자세가 이러다간 서해어장을 중국측에 고스란히 내주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걱정이 앞선다. 어쨌거나 서해안은 중국 및 북한과 미묘한 외교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인 것만 같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해양주권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 늦기 전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중국정부와의 대책을 논의해 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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