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투명한 공개행정으로 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한몸에 받아 보겠습니다.” 송진섭 안산시장이 올해 초에 70만 시민들에게 공표한 시정 목표의 한 구절 내용이다. 하지만 이같은 송 시장의 약속을 역행하는 하부 조직의 행태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던져주고 있다. 본보는 지난 8월 말께 안산시 소유의 수영장을 위탁 운영중인 모 시민단체가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을 단독으로 보도한 바 있다. 때마침 안산시는 문제의 수영장에 대해 20여일 동안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운영상의 문제점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시는 수영장에 감사 결과를 정식으로 통보하면서 적절한 시정조치와 함께 관계 공무원도 지도 감독 책임을 물어 문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영장을 장기간 감사한 감사담당관실은 이 같은 내용을 일체 함구하고,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수영장을 관리 감독하고 있는 기관 역시 감사실과 입을 맞추기나 한듯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외부에 발설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수영장 역시 감사 내용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입다물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두 수영장측이 다음달 15일까지 감사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공개할 수 없다는 게 함구의 변이다. 국가의 안위에 관한 비밀사항도 아닐테고 천지를 뒤흔들만한 지적이 있을리도 없을 터인데 모두 무엇이라도 퀭기는지 입에 자물쇠를 한 모양새는 납득하기 힘들다. 얼마전 경기도는 기초단체를 감사하면서 감사착수부터 감사결과까지 모두 도민들에게 공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감사기관이나 피감기관, 수영장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감사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서 영원히 묻혀질 수는 없다. 시의회에 감사와 관련된 내용을 통지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뜻있는 시의원에 의해 공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송 시장이 약속한 공개행정 원칙이 감사내용은 포함되지 않는지 의심가는 대목이다. 엇박자 행정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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