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킨 노트 (마음을 전하는 5초의 기적)
가스 캘러헌/ 위즈덤하우스/ 256쪽/ 1만3천 원.

“‘사랑해’라고 쓰는데 5초면 충분하다.”
이 책은 시한부 환자인 가스 캘러헌이 딸 엠마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일 도시락에 냅킨(napkin) 노트를 써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감동 실화를 담은 에세이다.

2011년 평범한 미국인인 가스 캘러헌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당시 의사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며 “당신 딸 엠마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모습을 볼 가능성은 8%입니다”라고 전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캘러헌은 바쁜 일상 속에서 사랑하는 이의 소중함, 오늘 나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인생, 이루고 싶은 꿈과 소망을 향한 열정 등의 의미와 가치를 잊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는 바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무엇보다도 그를 가장 절망시킨 것은 딸 엠마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모습을 볼 가능성이 8% 밖에 없다는 의사의 말이었다. 그는 이런 심각한 현실에 좌절하기보다 하루하루를 선물이라 생각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었다.

결국 그는 딸 엠마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일 도시락에 냅킨 노트를 써주겠다고 자신과 약속했고, 826장의 냅킨 노트를 완성하며 그 약속을 지켜냈다. 입 한번 쓱 닦고 나면 휴지통에 버려지는 것이 일회용 냅킨의 운명이지만, 그는 냅킨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며 삶의 소중함과 사랑을 깨달았다.

지금도 캘러헌은 딸에게 인생의 문장을 선물하기 위해 냅킨과 펜을 든다. 언제 갑자기 내일과 마주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신장암 진단 이후 지금까지 4번의 암 수술을 견디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캘러헌이 냅킨에 써 딸 엠마에게 전한 메시지 중 일부다.

“아빠는 반드시 이겨낼거야, 매일 아침 네게 편지를 써야 하니까.”

“사랑하는 엠마, 미소는 도저히 웃을 수 없을 때 더 빛나는 법이란다.”

“사랑하는 엠마에게, 경기에 나가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단다.”

“이번 주는 정말 힘든 한 주였어, 하지만 우린 지지 않았어, 웃음을 잃지 않았으니까.”

“언젠가 정글짐에 올라갔을 때 네 친구가 ‘내가 구해줄게!’라고 외치자 ‘나는 내가 구할 거야’라고 말하던 네 모습을 기억하니, 그런 사람이 되어주렴, 너답게 용감하게, 아빠가.”

이렇게 매일매일 펜으로 메모를 적었다. 이 단순하고도 사소한 행위로 인해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생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항상 사랑이라는 단어와 가치가 그의 삶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사연이 SNS와 미국 NBC 방송를 통해 알려지면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후 그가 냅킨에 쓴 내용과 가슴 따뜻한 실화를 담은 책 「냅킨 노트」가 발간되기까지 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 하나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도시락을 싸고, 노트를 적고, 마음을 나누자. 인생에 중요한 것은 단지 그뿐이다.”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오늘부터 냅킨 노트 한 장씩 써볼까?”

바다의 비망록

   
 

김원옥/ 황금알/ 128쪽/ 9천 원.

인천시문화원협회장과 인천시연수문화원장을 역임한 김원옥 시인이 최근 시집을 펴냈다.

지난 2월 출간된 에세이집 「먼 데서 오는 여인」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신간을 낼 정도로 끊임없는 집필 열정을 보이며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돼 ‘겨울 느티나무’, ‘그녀의 세월은 그렇게 멈추었다’, ‘소래포구’, ‘어떤 난중일기’ 등 다양한 주제의 시편들을 수록하고 있다.
「문학청춘」 주간인 김영탁 시인은 이번 김원옥 시인의 시집 「바다의 비망록」에 대해 “기성적인 시를 넘어 겹겹이 밑그림이 숨어있는 수채화처럼, 마음의 닻을 내릴 때만 보이는 은은한 매력을 갖고 있다”라고 평했다.

엄마, 사라지지마

   
 

한설희/ 북노마드/ 288쪽/ 1만5천800원.

90대 엄마의 모습을 70대 사진작가 딸이 사진 찍고 감회를 쓴 포토에세이로 25일 출간될 예정이다.

이 책은 사진작가 한설희가 2012년 가을부터 2015년 봄까지 노모의 모습을 촬영한 흑백사진과 짤막한 글로 이루어졌다.

「엄마, 사라지지 마」는 꽃처럼 아름다웠던 한 여인의 허물어진 노년 풍경과 인간의 나이 듦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작가는 “우리 엄마에게는 이제 얼마나 시간이 남아 있을까”라는 절박함의 끝을 잡고 카메라를 통해 엄마를 클로즈업하고 상처와 결핍에 다가선다.

올해 96세가 된 엄마를 긴긴 시간 관찰한 72세 딸은 엄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음을 깨닫는다. 카메라 너머로 엄마를 관찰한 끝에야 ‘엄마는 이런 사람이었구나’라고 알게 된 것이다.

저자는 뒤늦게 엄마의 진짜 모습을 발견한 후 기도하는 심정으로 되뇐다. “엄마, 사라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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