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게 보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인 편견은 나이와 정비례한다. 우리는 주변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불필요한 편견 등을 교육받고 이는 더 나아가 강제되곤 한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때로 규범과 규칙이라는 이름으로 그 당위성을 획득하기도 한다. 또한 오랜 세월의 누적으로 인습화된 풍습은 왜 지켜야만 하는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본질적 의도를 망각한 채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서 편견을 양산해 내기도 한다.

오늘 소개하는 작품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은 사회적 편견과 금기에 맞서 아름다운 공생의 첫 발자국을 뗀 곰과 생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벨기에의 삽화가 겸 동화작가인 가브리엘 뱅상의 ‘셀레스틴느 이야기’를 영상화한 작품으로, 동화인 원작보다 다소 눈높이를 올려 어른들이 감상해도 좋을만한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애니메이션이다.

2012년 칸 영화제 수상을 비롯해 2013년 세자르 영화제 애니메이션 대상도 함께 석권한 작품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을 만나보자.

거리의 악사 어네스트는 음악을 사랑하지만 그 일은 늘 배고픈 직업이다. 지상마을에 사는 곰 아저씨 어네스트는 연주자로 인정받기 보다는 불법 노점영업을 하는 골치덩이로 더 이름이 높았다.

또 지하세계에서 생활하는 꼬마 쥐 셀레스틴은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인턴과정 수련 중에 있다. 셀레스틴이 사는 지하 마을에서 치과의사는 안정을 보장받는 유망한 직업이었다.

그러나 셀레스틴은 치과의사보다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 세상을 아름답게 그리는 화가를 향한 셀레스틴의 포부는 안타깝게도 어리석은 꿈이라며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한편, 곰들이 사는 지상마을과 쥐들이 생활하는 지하세계는 철저히 분리된 세상으로 이들은 꿈에서라도 마주치지 않길 바랐다.

쥐들에게 곰이란 사납고 난폭한 동물의 대명사이며 쥐를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공포 그 자체였다.

반면 곰들이 생각하는 쥐는 더럽고 불결하며 자신들의 식량을 갉아먹는 사악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다. 두 동물은 서로에 대한 일말의 소통도 차단한 채 서로를 증오하는 교육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절대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세계의 동물인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이 만나게 된다. 이들은 인정받지 못하는 꿈을 꾸고 있다는 서글픈 공감 속에서 우정을 키워가게 된다. 소중한 꿈과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두 친구의 우정은 차별과 편견 그리고 금기에 맞서는 도전을 통해 더욱 돈독해 진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은 세상의 기준과 다르게 살아가는 사고뭉치 생쥐와 곰 아저씨의 모험담을 그린 동화작품으로 소중한 꿈을 지켜나가며 우정을 키워가는 이들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따스한 감동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동물 주인공과 동화적 이야기 그리고 수채화 느낌의 화풍만으로 어린이만을 위한 만화영화로 판단한다면 그 또한 편견일 것이다.

이 작품 속에는 물질적 성공중심의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현실풍자적 장치들이 정교하게 녹아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잊고 지낸 꿈과 낭만, 희망과 행복 등의 진정한 의미와 그 가치에 대해 소중한 질문을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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