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필자가 사는 곳이 지역적으로 자녀 공부시키는 데 있어서 지금은 크게 앞서 가는 곳은 아니지만 한때는 꽤 괜찮은 지역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들고 나는 이사가 다른 지역보다 빈번히 이어진다.

어느 날 이웃으로 살던 같은 엘리베이터 이용 학부모가 인사를 하면서 송도신도시나 혹은 서울, 그리고 부천 상동지역으로 자녀 교육 때문에 이사 간다고 한다. 물론 아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자녀의 행복을 빼앗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보다 나은 자녀 교육 환경을 찾아 이사하는 것이 부모의 욕심뿐만은 아닐 것이고….

그렇다면 이사라는 선택이 정말 자녀를 위한 최선일까(?)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본인의 삶과 자녀 교육 문제에 대해 선택일 수도 있고, 또한 자녀의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보다 좋은 여건 조성에 대한 보상적 의미도 있을 것이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학창시절에 공부할 여건이 개선되면서 자녀 스스로가 공부하는 것을 등한시하지 않고 보다 나은 미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 주고 싶은 부모의 욕심일 것이다.

자녀들은 시골 마을에서도, 좌파 교육감이 주장하는 경쟁이 없다는 혁신학교에서도 얼마든지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 자녀들이 왜 비슷한 처지의 다른 부모처럼 우리를 보다 나은 교육환경에서 키우지 않았느냐고 원망한다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 일부에서는 교육 열기에 대한 거부 반응도 만만치 않다. 요즘 좌파 교육감은 교육 현장에 다니면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하는 의례적인 당부가 주된 주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미래 발전을 위해 잘 가르치도록 경쟁하겠다거나 학생들의 학습을 위해 고충을 함께하겠다는 등의 학부모의 마음으로 진로·진학 지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피부에 와 닿는 얘기는 별로 없다.

학생들의 등·하교와 생활 지도 등은 학교별로 학교장을 중심으로 학교 구성원의 자율적 운영이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장의 인사권을 가진 교육감이 추진하는 일방적인 진보교육 정책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2015년도 서울대 입시성적 결과에서 인천지역이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과연 도시 크기에 걸맞은 성적을 낸 것일까? 타 지역에서는 지난해보다 서울대 입학생 수에서 일반고 합격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인천과학고·인천국제고·인천하늘고 등이 간신히 합격자 수 10명을 넘고 있다.

서울의 일반계 여고인 숙명여고가 연중무휴로 자정까지 자율학습실을 운영하면서 선생님들의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열성적 지도로 20명 이상을 진학시켰다고 한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무엇이라고 말할까?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청 때문에 지역에 사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공부할 이런 중요한 기회를 잃어버린다면, 자녀 교육에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는 학부모에게 허무함을 주고 학생들의 꿈에 차질을 가져온다면…?

선거에서 선택을 받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진보이념 의지대로 학교 현장의 자율성까지 짓밟고 끌고 가면 안 된다. 유권자는 당선인의 좌편향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학생을 실험 대상으로 삼거나 희생시킬 권리까지 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책임한 어른이 되지 말자!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