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계획중인 제1회 중국의 날 행사가 중국국기와 대만국기중 어느 것을 사용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 행사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인천시 역사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중국의 날 행사가 이같은 문제로 자칫 그르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아무리 행사를 기획한 부서가 종합적인 검토없이 행사 일정을 조급하게 추진한다 해도 국기문제를 놓고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같은 문제를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럽고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천시가 이번에 기획한 중국의 날 기념 행사는 안상수 시장이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중수교 10주년 기념식에서 주한 중국대사에게 이 같은 구상을 밝히고 협조를 당부했다고 한다.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양국의 우호협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차이나타운 활성화의 일환으로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중국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인천이 한국을 대표해 중국의 날 행사를 갖기로 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같은 행사가 아무리 의미가 있고 있다고 하더라도 행사를 불과 두달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기획된 점이나 단일행사에 1억5천여만원이라는 큰 돈을 쏟아 부을 정도로 이번 행사가 비중이 있는지는 좀더 심사숙고 했어야 옳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제1회 중국의 날 행사에 국기 문제가 새삼스럽게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제1회 중국의 날 행사는 분명 중국의 본토를 겨냥한 행사다. 그런데 이제 와서 국기문제를 거론한다는 것은 인천시가 그동안 추진해온 행사가 얼마나 졸속이었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인천시가 눈치를 보는 것은 중국의 날 행사를 추진하면서 대만국적을 갖고 있거나 친대만인 화교들이 대거 몰려 사는 차이나타운의 중국인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아무리 사정이 그렇더라도 행사 주제가 중국과의 수교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 그렇다면 국기문제의 거론은 온당치 않다. 인천시가 행사준비를 어떻게 해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무튼 제1회 중국의 날 행사는 인천시의 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 또한 제반 문제를 극복하고 한·중 수교 10주년 행사가 성황리에 끝나길 바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준비과정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우리는 인천시의 행사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자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