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사람들은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를 감지하지도 못하고 살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대응도 못하고 있는 것이 많다. 예컨대 이혼율의 상승이나 출산율의 저하도 가장 큰 원인은 경제구조의 변화와 그에 따른 경제생활의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젊은이들은 사람 탓을 하는 경우가 많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보도 내용대로 이런 분열의 시대는 국내외 투자자들을 분안하게 만들면서 투자위축과 경기회복 지연을 초래했고 그 결과는 일자리 축소와 실업자 양산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올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무를 경우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경제난을 심화시키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청년실업자가 하반기들어 상반기중의 배가 늘어났다는 소식이고 보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정치와 정치참여의 구조적인 변화가 우리 정치와 삶에 미치는 영향도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무엇보다도 인터넷이 불러 일으킨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인터넷의 힘이 막강하는 차원을 넘어서 인터넷이 어떤 질적 변화를 가져 오고 있는지 그걸 따져 봐야 할 것 같다. 이는 두말할 필요없이 인터넷은 탈 중심적인 매체가 틀림없다.

그러나 세상엔 명암이 있다. 이른바 동전의 양면 이론이 인터넷에도 적용된다. 분권이라는 동전의 뒷면은 분열이다. 인터넷은 분열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인터넷은 한마디로 무정부주의 그 자체다. 양심적이지만 힘이 없는 선량한 사람들만 인터넷을 통해 발언하고 서로 힘을 합치는 게 아니다. 지난달 같으면 각자 고립돼 지낼 수밖에 없었던 극우 성향의 사람들까지 인터넷을 통해 뭉치고 그 뭉친 힘으로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시도하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전문적인 지식마저도 이데올로기와 당파성의 하위 요소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럽다. 지금 우리는 그런 분열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열의 속성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분열의 정열은 곧 다른 것에 자리를 내줄 것이다. 인터넷은 무정부주의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 앞날을 예측할 수는 없다고 하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열에 대한 의연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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