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직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 교수

최근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 전망의 명암이 엇갈리는 지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약간의 조바심이 앞선다.

 지난 4월 20일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천420만 명으로 국가별 외국인 관광객 유치 순위는 2013년보다 2단계 상승한 20위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순위 톱5 국가는 프랑스, 미국, 스페인, 중국, 이탈리아가 차지했으며, 아태지역에서는 중국이 4위를 기록해 가장 높았고 홍콩(11위), 말레이시아(12위), 태국(14위), 마카오(19위), 한국, 일본(22위), 싱가포르(25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작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도에 비해 16.6% 증가했고, 우리나라 관광수입 또한 작년 18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4% 늘어나면서 전년보다 3단계 오른 18위를 기록했다.

이상의 성과들만 보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미래는 결코 나쁘지 않게 보이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 발표된 자료를 보면 반드시 낙관할 수만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2년마다 국가별 종합 관광경쟁력을 발표해 온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이 최근 발표한 ‘2015 여행·관광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9위를 기록해 2013년도에 비해 4계단 하락했다.

이번 발표는 WEF가 전 세계 141개국을 대상으로 관광환경(비즈니스, 신변안전, 보건·위생, 정보통신기술), 여행·관광정책(산업 민영화, 국제 개방, 가격경쟁력, 지속가능 환경), 인프라(공항, 육상·항만, 여행 서비스), 자원(자연환경, 문화유적) 등 4개 범주의 90여 개 부문을 평가해 나온 결과다.

세부적으로는 특히 호텔 숙박료, 공항 이용료, 구매력 지수 등을 따진 가격 경쟁력이 2013년 96위에서 올해 109위로 밀려나고, 환경 지속성 역시 2013년 69위에서 올해 90위로 하락했는데 세부 평가 항목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 세계 최하위 수준인 134위였고, 멸종위기종 비율도 116위로 나타났다.

국가별 종합 경쟁력은 스페인, 프랑스, 독일이 각각 1, 2, 3위를 차지했고 인근 국가 중 일본은 2년 전보다 7계단 오른 9위, 중국은 무려 30계단 오른 17위를 차지해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리하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과 이들이 지출한 관광수입은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온 반면 국가별 관광경쟁력은 정체 혹은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2월 대통령 주재로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열고 관광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 및 고용 창출 방안을 제시했다.

이 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세계경제포럼의 2013년 ‘국가 관광경쟁력’ 순위에서 25위를 차지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2017년까지 세계 15위권으로 높이고, 내국인 대상 국내 관광시장 소비액 또한 30조 원 규모로 늘린다는 목표 아래 관련 지원책 등을 담은 ‘국내 관광 활성화 및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보고했었다.

이 시점에서 정부의 정책이 올바르게 잘 설정됐는지, 그리고 잘 실행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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