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기업이 관료와 정부의 눈 밖에 나면 되는 일이 없고, 정부의 눈에 들면 안 되는 일이 없다.” 이 말은 오래전 ‘제이손산업’ 사장이 중앙일간지 광고면을 이용해 공직사회의 부패 먹이사슬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광고 문안이다.

 지금은 당시 상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공직사회가 투명하고 정화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권력을 등에 업은 자들의 부정부패가 끊임없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제 기업인이 권력을 등에 업고 부정부패로 돈을 버는 사회가 사라지고, 기업인이 권력을 등에 업지 않고도 기업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정부패 척결이 선행돼야 한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제 정부는 새로운 차원에서 또다시 부패와의 전쟁 그리고 규제와의 전쟁을 과감하게 실시해야 한다.

깨끗한 사회는 행정절차와 정책결정 과정이 투명하고, 원칙과 룰이 통하는 풍토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 정부가 국가의 침체된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올려놓으려 애를 써도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못하면 국가 살림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정부패로 인해 빠져나간 돈은 건전한 경제 흐름으로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부정부패는 그 자체가 경제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암적 존재가 될 수 있다. 부정부패로 손쉽게 돈 벌어 호의호식하는 사람은 엄한 벌로 다스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너도 나도 힘들고 고된 길을 가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라는 부패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부정부패가 공무원이나 정치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처럼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는 것이 문제다. 사실 부정부패의 연결고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연결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들이 부정부패의 사슬에 연루돼 있다는 얘기다.

권력 있고 줄만 잘 서면 큰돈 들이지 않고 사업을 하며 검은 거래로 일확천금을 벌 수 있는 얼룩진 사회가 계속 이어진다면 열심히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는 많은 사람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로 지탄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 곳곳에서 수백억 원 또는 수천억 원의 천문학적 비리가 터져 나오는 부정부패 사건을 보면서 삶의 의욕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내가 관련된 부정부패의 연결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가볍게 넘기고, 남의 부정부패에는 쌍심지를 키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과거에 뿌리내린 부정부패를 한두 집단의 숙청과 정화로 이뤄질 수 없을 만큼 상당히 정밀하게 직조돼 있다고 봐야 한다.

어느 한 곳의 올실과 날실을 뜯어내기 전에는 부정의 고리를 뜯어낼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과거를 남의 탓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모두 내 탓이라고 반성할 때 비로소 부정부패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부정부패는 저 멀리 돌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내 자신과 연결돼 있음을 파악하고, 힘들지만 나 자신부터 그 고리에서 빠져나가는 행위를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거미줄처럼 얽힌 부정부패 연결고리들이 하나하나 끊어지면서 부정부패 없는 사회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원점에서 생각해 보자. 우리 모두가 한탕주의나 비판론에 빠져서는 잘살 수 없다. 경제를 살리고 부자가 되는 길은 많이 일하고 소비를 억제하는 것뿐이다. 일하지 않고 소비만 해서는 살림살이가 거덜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가 위기상황에 놓인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부정부패 척결과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공직자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비리를 엄단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라 강력한 쇄신과 개혁으로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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