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는 남몰래 봉사하며 인천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수고에 힘을 보태고, 그분들이 더 열심히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되는 일이 인천사랑이라고 보고 그 일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제5대 회장에 선출된 유필우(70)신임 회장의 앞으로 각오다.

인천에서 행정가로, 정치인으로, 사회복지가로 평생을 헌신해 온 그가 이제는 인천을 진정 아끼는 이들이 만든 범시민운동 협의체인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의 수장이 돼 인천사랑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3일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리는 취임식을 앞두고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의 새 보금자리인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 협의회 회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황해도 연백군에서 태어난 유필우 신임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장은 인천에서 초·중·고교를 나왔다.

   
 

인천 송림초, 인천중, 제물포고를 졸업한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해군 중위로 군생활을 마감한 뒤 제15회 행정고시를 합격하며 본격적인 행정가로서의 길을 걸었다. 인천시 실·국장과 북구청장(현 부평·계양구), 청와대, 노동부를 거쳐 다시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했다.

유 회장은 퇴직 후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과 대한석탄공사 사장을 역임하며 사회공헌과 경영가로서의 면모도 아낌없이 발휘했다. 2004년에는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 보폭을 넓히며 지역사회 발전에 힘을 보탰다.

그런 그가 이제 인천을 위해 한평생 쌓아 온 인생 경륜을 모두 쏟아부어야 할 막중한 자리에 앉았다.

“인천 사랑에 대한 개념 정리가 제대로 안 된 게 사실입니다.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은데, 어떻게 실천할지가 과제라고 생각되기도 하고요. 마음의 부담감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그 지점입니다.”
그만큼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가 주는 심적 부담이 상당했음을 숨기지 않는다.

유 회장은 올 초 지인과 후배들에게 협의회 활동을 제안받고 스스로에 대한 반성부터 했다고 한다. “과연 내 자신이 그동안 인천을 뜨겁게 사랑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러한 고심이 거듭될수록 부끄러운 마음이 앞섰고, 막연했던 ‘인천인’으로서의 자부심이 그에게 ‘제대로 된 인천사랑을 해 보자’는 결론을 내도록 했다.

# 인천사랑을 위해 인천사람이 뭉쳐야 한다
유 회장은 국회에 있으면서 ‘인천사랑’의 필요성을 통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인천대교, 경인아라뱃길, 인천신항 등의 굵직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혔던 뼈아픈 기억이다.

인천이 그렇게도 외치던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이 수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가 아픔의 시작이다.

“인천이 뭘 하려고 하면 영·호남과 강원, 충남 할 것 없이 반대를 하더군요. ‘힘이 있어야 하겠구나’란 뼈저린 반성을 하게 됐고, 문제의 시작이 무엇일까라는 고민도 했습니다. 결국은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시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소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기회가 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 회장은 인천시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시민과 시정을 연결하고, 시정이 시민을 통해 구현되는 게 소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이 펼치고 있는 ▶재정건전화 ▶고질적 개발사업 현안 해결 ▶인천가치 재창조 등의 3대 시정과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인천가치 재창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도시 발전이라는게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해도 시민 결집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대한 진학률과 공장가동률, 청년실업 등 인천의 가치가 상당히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는지 고민하다 보면 결국에는 인재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때문에 유 시장이 추구하는 인천의 가치 재창조는 ‘인천사람’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사람의 응집력을 끌어내기 위해 유 회장은 대시민 전문 설문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인천시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시민을 한마음 한뜻으로 뭉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300만 인천시민에게서 직접 답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 인천 사랑에 ‘여야’는 따로 없다.
유 회장은 인천사랑을 위해 ‘정치적 당리당략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해 말 모든 당적을 내려놨다.

“정치인으로 활동할 때도 정책이나 지역의 이익을 생각했지 이념적인 부분은 크게 중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협의회 회장으로서 가야 할 길은 인천사랑뿐입니다. 앞으로 내가 사랑할 당이 있다면 그것은 여당도 야당도 아닌 ‘인천당’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유 시장과 내가 초·중·고교 및 대학까지 같은 곳을 나왔고, 공무원 출신에 정치인이라는 이력도 같아 어떤 일을 하더라도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뜻에서 한 말이라고 보고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인천 발전에 힘을 모으겠습니다. 인천을 위해 봉사하는 일, 인천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일이면 언제나 한마음 한뜻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남몰래 인천사랑을 실천하는 숨은 주역을 찾겠다
인천사랑을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인천사람은 누굴까.
유 회장은 ‘인천사람’에 대해 인천에서 태어난 사람은 물론 ‘인천을 사랑하는 가슴을 가진 이’로 정의했다. 인천 발전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라면 누구나 인천사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신념이다.

그는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를 10년 넘게 이끌며 ‘돈 있고 힘 있는 권력자보다 어렵고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추는 이들이 더 소중하고 값지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한다. 이 사람들이 해내는 일이야말로 진정 ‘인천사랑’의 표본이라는 확신이다.

하지만 인천사랑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위해 시민이 인천을 사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인천사랑을 제대로 못해 온 사람이 이제야 부름을 받았다”는 그의 맺음말에는 많은 말에 담아내지 못한 그의 인천사랑이 담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을 위해 마지막 투혼을 발휘할 그의 움직임에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담=한동식 정치부장 dshan@kihoilbo.co.kr
정리=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사진=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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