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개천절이다. 서기전 2333년(戊辰年), 즉 단군기원 원년 음력 10월3일에 국조 단군이 최초의 민족국가인 단군 조선을 건국하였음을 기리는 뜻으로 제정됐다. 그러나 개천절은 `개천(開天)' 본래의 뜻을 엄밀히 따질 때 단군 조선의 건국일을 뜻한다기보다는 124년을 소급해 천신인 환인의 뜻을 받아 환웅이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시를 열어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대업을 시작한 날인 상원 갑자년인 서기전 2457년 음력 10월3일을 뜻하는 것이다. 개천절은 원래 음력 10월3일인 가운데 정부수립 이후까지도 음력으로 지켜왔으나 1949년에 문교부가 위촉한 `개천절 음·양력 환용 심의회'의 심의결과 음·양력 환산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와 `10월3일'이라는 기록이 소중하다는 의견에 따라 1949년 10월1일에 공포된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거, 음력 10월3일을 양력 10월3일로 바꿔 거행하게 됐다. 이에 따라 대종교에서 행하던 경하식은 국가적 행사에 맞춰 양력 10월3일에 거행하고 제천의식의 경우만은 전통적인 선례에 따라 음력 10월3일 오전 6시에 행하고 있다. 특히 개천절은 정부를 비롯해 일반 관공서 및 공공단체에서 거행되는 경하식과 달리 실제로 여러 단군 숭모 단체들이 주체가 되어 마니산의 첨성단, 태백산의 단군전, 그리고 사직단의 백악전 등에서 경건한 제천의식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국경일을 일부 시민들은 공휴일로 착각하듯이 가족단위로 야유회를 나가는 등 행락철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렸을 때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 단군 할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듯이 인천시 강화군 마니산은 물론 제단이 있는 모든 산을 등반하는 등산객들이라도 이날만큼 집을 나설 때 국기를 게양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올라 제천단에서 엄숙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여 단군을 숭모하고 조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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