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상품이 불티나듯이 잘 팔린다고 한다. 이는 국내를 떠나 외국에서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이처럼 너무 많기 때문에서다. 이런 가운데 영어를 못해도 캐나다에 이민을 갈 수 있다고 선전해온 알선업체가 캐나다 매니토바주로부터 퇴출 조치를 당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사기 행위다. 자신들과 계약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광고하면서 홈쇼핑 채널을 이용, 이민상품 판매로 4천여명으로부터 7천500만달러가 넘는 투자신청을 받은 업체다.
 
이같은 이민 열풍은 고국을 떠난 타국살이가 얼마나 서러운지 몰라서 이민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조건에 대해서 의심을 하면서도 직장에서 장년층 선배들을 보면 빨리 외국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민을 가고싶어 하는 이들 대부분의 생각은 국내에선 희망이 없다는 것이고 보면 알만하다.
 
하긴 중국은 1억명이 넘는 이민 인구를 세계 도처에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522만여명의 해외동포가 140여개국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에선 희망이 없으므로 이민가서 살고싶어 하는데 있다. 지난 70년대에 비해 이민가는 게 어렵지 않은 건 좋지만 모국이 이 처럼 절망의 땅으로 변했기 때문에 살기가 싫다는 게 답답하다.
 
더구나 최근의 유학·이민열풍에 편승한 해외이주 알선업체는 해마다 늘고있어 현재 69곳이 영업중에 있다고 하고 이에 따라 사기성 이민알선은 늘기 마련이다. 하지만 등록만 하면 누구나 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 문제다. 자격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이민 희망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등록이후엔 아무런 감시·감독활동은 없고 단속마저 허술하다 보니 사기행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 캐나다 매니토바주로부터 퇴출조치를 당한 알선업체의 경우 국내에선 그 업체가 이런 조치를 당할 때까지 아무런 장애도 없이 알선업을 해왔다고 하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상황속에서 유학열풍까지 겹쳐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해외이주자와 동포들이 갖고 나간 재산마저 10억달러를 넘었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정부는 이민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대응책 마련과 아울러 이주 알선업체의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 정치권도 이처럼 제나라를 버리고 타국으로 나가 살고싶어 하는지 한번쯤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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