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청라지역의 중학교 교사 및 학생이 과밀 학급으로 인해 직접적인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4월 집계한 학교 현황에 따르면 인천지역 공립 중학교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30.6명인 반면 청라와 송도는 각각 35.1명과 36.9명으로 높았다. 심지어 송도에는 40여 명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경우도 있었다.

애초 계획된 정원보다 신입생이 몰리며 불거진 과밀 학급 문제는 곧바로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등 학생은 물론 교사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 송도 소재의 A중학교의 경우 급식실 전체 좌석이 한 학년 학생 수보다도 적은 360석이다. 70분의 급식시간 동안 학년별로 교대로 식사를 하는데, 학생들이 배식을 받고 나서도 식사할 자리가 없어 식판을 들고 한동안 대기하기 일쑤다.

A중학교 관계자는 “급식시간이 자꾸 길어져 학년별 급식시간을 줄이기 위해 배식 창구를 늘리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배식을 받아 봤자 자리가 없으니 무용지물”이라고 했다.

학생 수 증가로 운동장도 비좁은 상태다.
A중학교는 고육지책으로 점심시간 운동장 이용시간을 학년별 20분으로 제한했지만, 먼저 이용한 학생들이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좁은 운동장에서 서로의 공에 맞아 다치기도 하는 등 학생 간 갈등은 여전하다.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사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청라지역 B중학교 교사는 “최근에는 토론이나 발표 형식의 수업이 많은데 학생이 많다 보니 참여 기회가 줄어들고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 학교에서는 진학 전 진로상담도 한 학생과 여러 번 하는 게 가능했지만 이곳에선 솔직히 힘에 부친다”고 털어놨다.

송도에서 근무하는 한 담임교사는 “고등학교 진학에 내신 및 생활기록부 비중이 높아진 만큼 학부모들이 예민해 신경을 많이 쏟아야 하는데 학생 수가 많다 보니 일일이 기록하는 게 쉽지 않다”며 “학부모 상담주간에는 하루에 7~8명의 학부모와 상담을 하다 보니 오후 9시가 넘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과밀 학급 담임교사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한 학급에 학생이 20명이든 40명이든 담임교사는 똑같은 담임수당을 받는다”며 “학생 수가 많을수록 쏟아부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의 정도가 다른데, 개선은 해 주지 않으면서 교사들의 희생만 요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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