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수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심장은 혈액을 온몸으로 순환시켜 생명 유지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이렇게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심장의 건강도 체크 기준으로 ‘심장에 얼마나 혈액이 잘 공급되는지’ 여부를 본다. 심장이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쉬지 않고 수행하기 위해서는 심장 자체도 신선한 혈액을 원활하게 공급받아 영양을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이 굳어져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근육(심근)으로 혈류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가슴통증이 생기고, 심하면 심근이 괴사(세포가 죽는 현상)되는 심근경색증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 급성심근경색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03년 6만2천770명에서 2012년에는 7만6천085명으로 늘었다. 특히 남성이 71.1%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연령별로 보면 50대 남성과 70대 여성에서 많이 나타났다. 주로 50대 이상부터 나타나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최근 운동 부족이나 비만, 흡연 등 나쁜 습관을 가진 40대 이하의 발병도 증가하는 편이다.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응급처치와 시술을 위해서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경미하게라도 증상을 느낀다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찾아 막힌 혈관을 재개통해서 피가 다시 흐르도록 해야 한다.

심근경색이 나타난 후에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 올 수 있다. 증상 발생 후 치료에까지 걸린 시간에 따라 심근의 손상 정도가 달라진다.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증상 발생부터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 생명을 살릴 수 있는 1시간 이내의 시간, 골든타임을 지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혈전용해제)와 시술, 수술 세 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신속하게 막힌 혈관을 넓힐 수 있는 시술을 권장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스텐트 삽입술로, 막힌 혈관 안에 철사를 통과시켜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라는 금속 그물망을 넣는 시술이다.

이 외에도 관상동맥 우회술이라는 수술적 방법도 있다. 다리나 유방 쪽의 혈관을 잘라 막힌 심장 혈관 쪽에 이어주는 방법이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어 시술이 힘든 경우 불가피하게 수술을 선택한다.

병세가 악화돼 치료를 받는 것보다 평소에 좋은 생활 습관을 지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나트륨·지방·칼로리가 적은 식단을 권장한다. 짠 음식(나트륨 섭취량)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이 생길 확률이 높다. 결국 혈관 압력이 높아지고 혈관 벽이 두꺼워져 과부하가 걸린 혈관 안쪽이 손상된다. 여기에 고지방 식사로 나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 쪽에 쌓여 결국 혈관에 이물질이 늘고 좁아지면서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고칼로리(고열량) 음식을 섭취한 뒤 소비되지 않은 에너지는 몸에 축적돼 혈당·혈압을 올리고 비만을 일으켜 심혈관 질환을 발생시킨다.

최근 서구화된 식단으로 탄수화물(주로 밀가루)의 섭취가 크게 늘고 있다. 햄버거·면류·빵·피자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특히 탄수화물은 혈액 속 중성지방을 늘리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건강한 식단과 함께 금연과 절주는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30분 이상 조깅, 줄넘기, 수영, 등산 등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길 권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숙면을 취하는 것도 좋다.

심장질환으로 돌연사한 가족력,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이 있거나 가계력이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평소에 심폐소생술을 익혀 둘 필요가 있다. 급성 심장마비의 대부분은 가정·직장 등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심장질환자를 최초로 발견하는 사람은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일 확률이 높다. 심장마비 환자를 목격했을 때 주저하지 말고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생존율을 2∼3배 이상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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