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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정보 ‘올인’ 기억력 감퇴 부른다

점점 늘어나는‘디지털 치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2015년 06월 12일 금요일 제17면

   
 
  ▲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위드미요양병원 강석철부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치매는 노인들만 걸리는 질환이라고 알고 있어 치매에 대한 두려움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인들뿐 아니라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이 발달하고 우리의 일상생활 속 깊은 곳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발생한 문화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65세 이하 연령층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치매의 새로운 원인인 ‘디지털 치매’에 관해 알아보고 예방법을 소개한다.

현대사회는 스마트폰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힘든 디지털 시대가 됐다.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스마트폰 버튼만 누르면 된다. 전화번호를 기억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노력해서 책을 읽고 정보를 얻기보다 한 번의 검색으로 대량의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이미 분석·비판된 기사나 글이 있어 애써 비판적 사고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내비게이션 없이 길을 찾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노래방에서 가사 자막이 없다면 외워서 부를 줄 아는 곡이 과연 몇 곡이나 되나?

한마디로 다양하고 편리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인해 인간은 기억을 위해 더 이상 스스로의 뇌를 사용하지 않는 존재가 됐고, 무의식적 혹은 의식적으로 믿을 만한 기억장치로써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존재가 돼 가고 있다.

이와 같이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갈수록 기억력이 감퇴되는 현상을 ‘디지털 치매’라고 한다.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한 번쯤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알고 있던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 책을 읽어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거의 없는 경우, 자신의 ID와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는 경우, 생일 등의 기념일이나 중요한 회의 일정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 노래방 기기 없이는 한 곡도 노래 부를 수 없는 경우 등이다.

‘디지털 치매’의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인간의 기억을 디지털 기기가 대신하는 데 있다. 주기억장치인 인간의 뇌를 사용하지 않고 보조기억장치인 디지털 기기에 대부분의 정보들을 보관하게 되면서 디지털 치매는 시작된다. 결국 인간의 뇌에 저장하는 정보의 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고, 더불어 다시 기억을 회상시키는 능력도 감소돼 나타나는 것이다.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직접 읽고 쓰는 등 아날로그 방식의 생활 습관과 함께 우리의 뇌를 이용해 잊지 않고 기억하는 습관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일 일기를 써 보고 신문이나 잡지를 집중해서 읽어 보자. 간단한 잔돈 계산은 머리로 해 보자. 메일 주소 등 짧은 글은 직접 입력해 보자.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는 직접 입력해 보자.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날을 정해 보자. 기억의 중요성을 인식해 꾸준히 실천한다면 ‘디지털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독일의 뇌 연구가인 만프레드 슈피처가 쓴 책 「디지털치매」(2013년)의 부제목은 ‘머리를 쓰지 않는 똑똑한 바보들’이다. 저자는 디지털 미디어를 많이 사용할수록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기억하고 학습하는 능력이 점점 감소된다고 말한다. 또 뇌 활성화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뇌를 바보로 만든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더 이상 치매가 나이 든 노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과 청장년들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일상생활이나 업무를 더 편리하게 변화시키고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세대에 나타나는 병리현상은 다양하다. 앞서 설명한 ‘디지털 치매’뿐 아니라 잠깐의 디지털 기기의 이용 중단에도 금단증세까지 호소하는 ‘디지털 금단증상’, 새로운 디지털 기기를 구입해야만 만족감을 느끼는 ‘디지털 업그레이드 중독’, 알코올중독과 유사하게 지나친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해 도파민이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중독 행동을 계속하도록 만드는 ‘디지털 중독’ 등이 대표적이다.

2010년 기준 국내 학생들의 12%가 인터넷 등 디지털 문화에 중독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심각한 일이다.

도움말=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위드미요양병원 강석철 부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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