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130분/ 드라마/ 12세 관람가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웠던 2002년 6월 29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청춘을 바친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그들이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란다.”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교수인 김학순 감독은 영화 ‘연평해전’을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7년간의 긴 제작 기간을 거쳐 대한민국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에 발생한 해상 전투 실화를 그린 영화로, 한 편의 감동 드라마라는 평을 받고 있다.

영화는 한국과 터키의 월드컵 3·4위전이 열리던 2002년 6월 29일, 그날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과 그들의 동료·연인·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연평해전에서 사망한 실존 인물 3명이 그 주인공이다.

참수리 357호 정장으로 지휘부를 향한 함포사격에 전사한 윤영하 대위(김무열 분)와 끝까지 방향타를 놓지 않고 있다가 발견된 조타장 한상국 하사(진구 분), 전투 당시 전우를 보살피다 적탄에 피격된 의무병 박동혁 상병(이현우 분) 등이 13년 전에 벌어진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참수리 357호 대원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실전을 방불케 하는 고된 훈련도 참아낸다. 월드컵의 함성이 뜨거워지는 무더운 여름날, 서해 한가운데에 갑자기 포성이 울리고 처절한 해성 전투가 시작된다.

이 영화의 특징이자 가장 공을 들은 부분은 ‘리얼리티’이다. 당시의 치열했던 현장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의상·분장 등 세세한 것 하나까지 그날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해낸 데다 숨 막히는 30분간의 해상 전투를 3D로 재현해 사실감을 높였다.

특히 여기에 빗발치는 총성 속에서도 전우를 살리려는 윤영하 대위와 “꼭 데려다줄 거야”라고 외치며 마지막까지 방향타를 부여잡은 한상국 하사의 모습은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여기에 2002년 당시 9시 뉴스를 통해 실제 방송되었던 윤영하 대위의 생전 인터뷰 장면, 참수리 357호 생존대원들이 전한 그 날의 기억과 숨진 전우들을 회상하는 최근 인터뷰는 진한 여운을 더한다.
특히 영화제작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다수의 개인에게서 자금을 모으는 방식)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이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영화 제작사에 따르면 펀딩 시작한 첫날 5천 원권 상품권을 보내온 한 고등학생부터 돼지 저금통을 전한 어느 시골 농부 가족까지 모두 7천여 명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다.
사실 이 영화에는 참혹한 전투 장면들이 꽤 된다.

피격으로 인해 선체에 붙은 불, 정신 없이 터지는 폭탄 등 다양한 특수효과가 동원된 전투 장면은 그날의 긴박한 전투 상황을 실감 나게 보여주지만 참혹하기도 해 보기 힘든 장면이 여럿 나온다.

여기에 영화의 배경을 놓고서도 정치적 공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연평해전을 국민들이 기억해줬으면 하는 감독의 바람, 또 시민 모금으로 7년만에 빛을 보는 만큼 영화관에서는 스크린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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