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한겨레출판사/ 320쪽/ 1만3천500원.
국민 작가 공지영이 셰프(요리사)로 돌아왔다. 소설가 공지영이 딸에게 27개의 초간단 요리법을 알려주면서 삶에 대한 따뜻하고 솔직한 응원도 적은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가 최근 출간됐다.

엄마로서의 충고와 격려의 말 한마디, 그리고 힘이 되는 요리법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참 독특한 책이다.

10분이면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쉬운 요리법들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전문 요리책이라기보다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딸 같은 젊은이들에게 인생 레시피를 전한 에세이에 가깝다.

파스타 소개와 함께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소개하면 대충 이 책의 스타일을 알 수 있다. 121쪽 내용이다.

“엄마는 이 파스타를 아주 좋아해. 먹을수록 다른 어떤 파스타보다 맛이 있어. 그런데 실제로 이탈리아 가정에서도 제일 많이 먹는 파스타라고 이탈리아 유학에서 돌아온 후배가 귀띔해주는구나. 역시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질리지 않는 것 같아. 어쩌면 사람도, 어쩌면 관계도, 마지막으로 삶조차 단순한 것이 가장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좋다든가, 그냥 아껴주고 싶다든가 하는 그런….”

이 책에서 소개된 공지영표 요리 레시피는 사실 30년 경력의 주부라고 하기엔 대단하지 않다.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날에는 ‘시금치 샐러드’, 엄마 없는 아이 같을 때는 ‘어묵 두부탕’, 자존심이 깎이는 날에는 ‘안심 스테이크’, 복잡하고 어려울 때는 ‘애플파이’, 고마운 친구들과는 ‘훈제연어’, 모든 게 잘못된 듯 느껴지는 날은 ‘꿀 바나나’를 천천히 즐기고 맛보자는 뭐 이런 식이다.

이어 생일 요리로 인스턴트 순댓국을 추천할 정도다.

하지만 거기엔 ‘축하나 요리보다 내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생일날 기억하고 즐겁게 살자’란 생각이 담겨져 있다고 작가는 전한다.

이렇듯 요리를 매개로 20대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인생 요리법은 따뜻하다. 가장 인상적인 글귀를 소개해본다.

“(딸) 위녕, 산다는 것도 그래. 걷는 것과 같아. 그냥 걸으면 돼.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살면 돼. 그 순간을 가장 충실하게, 그 순간을 가장 의미 있게, 그 순간을 가장 어여쁘고 가장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만들면 돼. 평생을 의미 있고 어여쁘고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살 수는 없어.

그러나 10분은 의미 있고 어여쁘고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살 수 있다. 그래, 그 10분들이 바로 히말라야 산을 오르는 첫 번째 걸음이고 그것이 수억 개 모인 게 인생이야. 그러니 그냥 그렇게 지금을 살면 되는 것이야”

작가는 ‘인생 어차피 힘든 거다’라는 메시지도 전한다. 이 세상은 절대 행복하게만 살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삶은 공평하지 않고, 행복하기만 하지도 않다고. 어쩌면 삶은 우리에게 온갖 좋은 것을 주려고 손을 내미는데 우리는 받을 수 있는 손이 없는지도 모른다고.”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세트(개정판·전 20권)

   
 

박시백/ 휴머니스트/ 4천732쪽/ 21만7천 원.

2013년 출간된 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세트」의 개정판이 드디어 나왔다.

300쪽 책 40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어보지 못한 사람도 쉽게 접해볼 수 있는 역사교양 만화책이다.

역사학자와 교육자들에게서 ‘역사적 객관성을 최대한 견지한 수작’, ‘학생부터 학부모까지 함께 읽어볼 만한 책’으로 추천받고 있다.

국역 「조선왕조실록」을 기본으로 최근 역사학계의 성과도 반영해 객관적인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는 평이다.

만화로 꾸며져 두꺼운 역사책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작가가 해석한 인물의 성격과 실록의 묘사를 적절히 배합해 시사적 해석이 곁들여진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저자 박시백은 정치·사회상을 후련하게 꼬집었던 한겨레신문의 ‘박시백의 그림 세상’을 연재한 시사 만화가다. 그는 신문사를 그만둔 뒤 13년간의 작업 끝에 이 책을 펴냈다.

그림의 힘 2

   
 

김선현/ 8.0/ 288쪽/ 1만8천800원.
“그림으로 최상의 시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미술치료계 권위자인 김선현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원장이 화제의 베스트셀러 「그림의 힘」 제2권을 최근 펴냈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팔라바의 바닷가’ 등 총 60점의 작품들이 이번 책에서 소개된다.

저자는 지난 20여 년간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선정한 이 그림들이 지친 수험생들에게 휴식은 물론, 집중력과 자신감을 높여줄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고시 등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그림들을 엄선한 ‘전 세계 최초의 책’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실제 명화 그림과 가장 근접하게 구현하기 위해 ‘스페셜 프린트디렉팅’ 기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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