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마무리투수 김병현(23)이 뉴욕 양키스에 선전 포고를 했다.

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있는 김병현은 3일 홈구장인 피닉스의 뱅크원볼파크에서 훈련도중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와 다시 맞붙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과 5차전에서 끝내기 홈런과 동점 홈런을 각각 얻어 맞았던 수모를 설욕하고 싶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김병현은 지난해 월드시리즈가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덕분에 유명해졌다"며 "20년뒤 내 아이가 ESPN을 통해 월드시리즈 클래식을 보면 아빠를 알아 볼 것"이라고 익살스러운 유머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 넘겼다.

하지만 김병현은 "올해도 애리조나와 양키스가 함께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고 나도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다시 오를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절치부심의 각오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김병현은 지난 6월13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7세이브를 올린 뒤 외야 관중석으로 공을 던져 승리를 축하하는 등 올 시즌 내내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실추됐던 명예 회복을 별러왔다.

아직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김병현은 "나는 아직 4년차 메이저리거 일 뿐"이라며 느긋한 마음가짐을 보여줬다.

AP통신은 김병현을 언어의 장벽과 수줍은 미소 뒤에 거친 승부사의 기질을 가진 선수라고 소개했고 애리조나의 밥 브렌리 감독도 "오로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기만 바라는 승부사"라고 평가했다.

한편 애리조나는 지난 2일 벌어진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랜디 존슨의 난조로 세인트루이스에 2-12로 대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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