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회장

 공직자는 종이와 연필만으로 행정을 수행하기 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주민의 삶과 지역발전을 위한 소신 있는 행정으로 지역에 걸 맞는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공직자가 취할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앙집권적인 행정에 길들여져 여전히 제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공직자들은 무조건 위에서 시키는 일에 복종은 할 줄 알아도 자기가 몸담고 있는 지역의 수요에 따라 정책을 개발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한 공직자가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집이 있어 그곳에 주민이 살고 있으며 주민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수요가 있으므로 행정이 존재한다고 본다. 따라서 공직자들의 업무란 법령과 예산이 아니라 주민들의 욕구에서 출발해야 하며 법령과 예산이 있어 이를 행정으로 뒷받침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치단체의 상당수 공직자들은 곧잘 이런 말들을 한다. 돈도 없고 힘도 없다며 자조 섞인 불평부터 늘어놓는다. 여기서 말하는 돈이란 예산을 뜻하며 힘이란 법령에 의해 부여받은 권한을 뜻함을 쉽사리 알 수 있다.

사실 지방행정의 속내를 뜯어보면 수긍이 가는 면도 없지 않다. 열악한 재정으로 예산이라는 것이 경직성 경비인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이내 바닥을 들어내고 권한이라는 것도 중앙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어 소신 있게 일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나오는 불만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법령과 예산이 있기 때문에 공직자들의 일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꿈과 미래, 불만과 욕구 그리고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공직자가 필요하다고 봐야 한다. 자치행정을 법령과 예산을 창과 방패로 삼아 수행하거나 준칙을 근거로 발목잡기나 하는 틀에 박힌 행정이라면 지방자치발전은 구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지방자치시대 단체장은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빠듯한 살림살이만 탓할 수도 없다.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단체장이 바뀌면 지역의 얼굴이 바뀌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의 풍토와 이미지가 변한다. 그것은 강력한 개성과 리더십으로 독창성 있는 정책을 새로운 단체장이 얼마만큼 펴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으로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던 옛날이 아니다. 수단과 방법도 정당해야 되는 과정의 중심 시대이다.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중요한 시대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발전하는 지역은 반드시 스스로 새바람을 일으키는 풍차역할을 하며 단체장을 도와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이 있다. 이들은 때로는 돌개바람으로 껍데기를 날려 보내기도하고 때로는 신바람을 일으켜 지역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기도 한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예산지원 없으면 공직자들의 급여도 제때 줄 수 없는 재정 비상 사태를 맞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를 극복하는 길은 경제학자들의 주장대로 지역사회의 일상생활 영역도 생산적인 경제논리로 과감하게 재편되어야 하며 지역경제 활성화가 되려면 지방자치단체가 관료주의적인 기존형태를 벗어버리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 태어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추진되는 사업을 단체장 개인의 지도력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욕심을 버려야하고 새로운 정책을 찾으려는 낭비적 노력보다는 현재의 정책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재구성하고 입체화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가 아닌가 생각 한다.

또한 주민들이 실제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알기위해서는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직자의 현장 행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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