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광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예전에는 중년 남성이나 걱정했던 탈모가 이제는 20∼30대에게도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탈모 인구는 1천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절반에 육박하는 45.8%가 20∼30대 젊은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가 급증하면서 젊은 나이에도 탈모를 앓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스트레스는 탈모를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유광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실제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모발 성장을 지연시킨다는 보고가 있다”며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면 두피의 혈액순환이 저하돼 모발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머리를 감는 횟수도 탈모와 관련이 있다. 피지분비가 많지 않은 사람은 이틀에 한 번씩 머리를 감아도 괜찮지만 피지분비가 많다면 매일 감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을 때는 손톱으로 긁는 것이 아니라 두피를 마사지하듯 감아야 한다.

 머리를 감는 횟수 이외에도 건강한 모발관리를 위해 헤어드라이어를 20cm 정도 거리에 두고 저온으로 사용하고, 정전기를 일으키는 플라스틱보다는 나무 재질의 빗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탈모는 주로 남성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남성 탈모는 이마의 양쪽 끝 부분이 올라가면서 M자 형태를 보이고 정수리의 머리카락도 같이 빠지는 양상을 보인다.

요즘 급증하는 여성 탈모의 경우 이마선은 유지된 채 정수리의 머리숱이 전반적으로 적어지는 형태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여성 탈모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여성이 보유하고 있는 남성호르몬의 증가나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제의 민감도가 커져 탈모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 호르몬 중 에스트로겐은 모발의 수적 증가를 일으키는 작용을 한다. 출산했거나 폐경이 된 후에는 평상시 유지되던 에스트로겐 농도가 낮아지며 모발의 퇴행·휴지기가 동시에 도래한다.

모발이 많이 유실되는 시기인 것이다. 호르몬 이외에도 과도한 스트레스·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영양 결핍·파마·염색·자외선 노출에 의한 모낭의 손상·머리를 세게 묶는 습관 등에 의해 여성 탈모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루 동안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 빠지거나 머리카락이 가늘어졌다고 느낀다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모발은 자라고 빠지는 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하루에 50∼60개 정도 빠질 수 있다.

 하지만 100개 이상이 빠지는 것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남자의 경우 머리카락이 가늘어져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두피가 비치게 된 때, 여자의 경우 머리카락을 묶은 크기가 감소하게 되었을 때도 탈모를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머리를 감은 후 빠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쥐어봤을 때 한 움큼 정도가 잡힐 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베개에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도 탈모가 시작되고 있는지 의심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유광호 교수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치료법이나 민간요법의 경우 탈모를 더욱 촉진시킬 수 있다”며 “탈모는 저절로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질환이 의심된다면 빠른 시일 내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탈모치료 전문가인 유광호 교수는 최근 표피성장인자가 탈모 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을 제시하는 논문을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도움말=유광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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