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정형외과 질환에도 유행이 있다니 신기하게 들리시죠. 사실입니다. 이전에는 생활스포츠 인구의 증가로 테니스·배드민턴 엘보 등 팔꿈치 통증 환자가 많았다가 최근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목·어깨·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질병 역시 인간과 사회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정형외과 명의 이상욱(40)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설명이다.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 고개를 앞으로 빼거나 숙이는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거북목증후군이나 어깨가 앞으로 감싸듯이 둥글게 굽게 되는 라운드 숄더가 생기니 조심해야 합니다.”

이 교수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거북이처럼 목을 앞으로 쑥 내미는 자세를 뜻하는 거북목증후군 질병이 더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눈높이보다 약간 낮은 PC 모니터를 내려다보는 것에 비해 스마트폰은 이보다 더 낮은 곳에 두고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오래 사용하거나 기사노동을 많이 하는 주부들에게 나타나는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 환자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장시간 손목을 굽히거나 젖히는 자세, 반복적인 손목 사용 등이 손목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손목이 낮은 자세로 작업하는 것에서 대부분 문제가 생기므로 손목과 손가락을 피아노를 치듯 평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한다”며 “거북목증후군과 손목터널증후군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자세를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친절한 설명을 들려주는 이상욱 교수가 정형외과 명의로 불리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는 수술 후에 환자들의 상태를 기록한 의료기록과 사진 등을 모두 보여주며 알기 쉽게 설명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힘줄·근육·신경 등의 질환은 말로만 설명하기 어려워 사진으로 보여드리면 환자들이 좋아하세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한 성격을 가진 그는 “수술에 자신이 있다 보니 환자들 앞에서도 자신 있게 설명한다”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하지만 그는 무조건 수술을 권유하기보다는 보존적 치료를 권하는 의사로 인기가 높다.

“의사들 판단에 따라 다르지만 제 경우엔 운동요법과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권하는 편이죠. 무리한 신체 사용으로 질환이 생길 경우 대부분 이런 치료로도 충분해요. 환자에게 반드시 수술을 권하는 게 아니라 내 가족이라면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신중히 판단하는 것이 좋은 의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 내에 환자들을 돌보고 치료해야만 살아남는 현 의료체계에서 이 교수의 말을 듣고 걱정이 돼 질문을 던졌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흥미롭다.

“걱정하지 마세요. 과잉진료 안 하고 환자들을 정성껏 돌볼수록 결국 저를 찾은 환자분들이 많아지고 병원이 잘되죠. 이게 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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