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에서 돈을 꿔서라도 고급·대형 소비재에 지출하는 추세를 보여 신용부실의 위험이 있다고 한국은행이 경고했다.
 
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가계의 소비지출 동향과 특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판매신용·현금서비스·카드론 등 차입성 자금의 비율은 9.1%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 지출액 가운데 10% 가량을 빌려다 썼음을 뜻한다.
 
특히 차입비중 9.1%는 ▶98년 평균 -4.7%(상환) ▶99년 3.1% ▶2000년 6.9% ▶2001년 6.5% ▶지난 1분기 6.2%에 비해 크게 높아져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 가계 소비지출액(87조5천775억원)중 자동차 할부 구입 등 `판매신용'은 3조7천621억원,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은 4조1천824억원으로 소비성 차입액은 7조9천445억원에 달했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중 교육비로 지출한 부문을 포함할 경우 차입비중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함께 장년층(34~44세)은 소득증가율이 소비지출 증가율보다 1.4~4.3% 포인트 높았으나 청년층(25~34세)은 거꾸로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보다 2.6~8.6% 포인트 높아 소비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재중 수입 TV는 올 들어 8월까지 작년동기대비 132.9% 늘어 작년평균(39.6%)의 3배를 넘었고 세탁기도 120.7% 증가해 작년평균(14.4%)의 8.3배, 에어컨은 129.4% 늘어 작년평균(29.5%) 4.3배에 이르렀다.
 
또 고가 및 대형 제품 소비가 두드러져 냉장고중 400ℓ이상 대형 제품의 판매비중은 2000년 27.8%에서 2001년 51.4%, 올 들어 7월까지는 52.8%로 점점 커졌고 25인치 이상 TV도 2000년 28.7%에서 지난해 52.9%, 올 들어 7월까지는 56.3%로 비중이 높아졌다.
 
가계의 해외소비액도 올 들어 8월까지 2조7천931억원에 달해 작년동기대비 37.4% 증가했고 소비재 수입도 상반기중 8% 늘어 작년평균(1.9%)을 훨씬 상회했다.
 
한은은 가계소비지출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과도할 경우 경기 하강시 충격을 더 크게 받고 경상수지 악화를 촉발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청년층 중심의 충동구매나 과시형 소비는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가계신용을 크게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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