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어느 정도 기초를 갖춘 뒤에는 경기 운영에 대한 권한을 선수들에게 줘야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있습니다.”

‘2015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슈퍼시리즈’에서 일본은 남녀 21세 이하와 여자복식, 여자단식 등 4개 부문 정상에 오르며 현재와 미래의 빈틈없는 일본 탁구를 과시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최강 중국이 참가하지 않은 가운데 홈에서 열린 대회임에도 남자복식과 남자단식 등 2개 부문 우승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인이면서 일본에서 20년 넘게 일본탁구를 지도하고 있는 오광헌(45)일본여자주니어대표팀 감독은 한국탁구에 대해 제도적 측면과 기술 등 어느 부분 하나 일본탁구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이번 대회를 지켜보면서 한국 선수들이 정신력·기술력·체력 등 세 가지 모두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오 감독은 “세 요소가 준비돼있지 않으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며 “특히 기술적인 면에서 한국 선수들은 빠른 공에 잘 적응하는 듯 보이지만, 느린 공이나 멀리 돌아서 오는 공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등 플레이가 단순해 상대방에게 그 방식이 쉽게 읽힌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한국 선수들은 네트플레이나 리시브에 있어 다양성이 부족하다”면서 “서브나 리시브에 이은 다음 플레이가 약한 탓에 공격으로의 전환이 매끄럽지 못해 쉽게 경기에 패한다”고 꼬집었다.

오 감독은 “선수들이 개성을 살려 창의적인 플레이를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선수는 주어진 플레이만 기계적으로 펼치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5년 일본으로 넘어가 20여 년간 일본탁구 꿈나무들을 육성한 오 감독은 “일본의 세대교체 결과가 이제 빛을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년간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귀화선수를 받지 않고 일본인 유망주 육성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초등학생 때부터 지원해 훈련시킨 후쿠하라 아이, 이토 미마 등이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오 감독은 “귀화선수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본인 마음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있어 선수단과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며 “기술 전수를 위해 중국인 귀화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좋지만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일본인 선수를 중점 육성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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