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치킨
빌 기퍼드/ 다반/ 424쪽/ 1만6천 원.

좀 엉뚱한 책이다. 어떻게든 젊음을 유지하고 늙지 않겠다는 엄청난 망상을 가진 저자가 조사한 노화의 비밀과 수명 연장을 위한 비법을 소개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빌 기퍼드는 사람들의 노화 속도가 서로 얼마나 다른지가 궁금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고 전한다.

저자가 소개한 사례 중 하나를 펼쳐보자.

“동창회에 나가봤더니 어떤 친구는 나이 든 부모님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어떤 친구들은 어린 시절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체 전혀 늙지 않았다. 사람마다 노화 속도에 있어 분명히 차이점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마다 노화의 속도가 다른 것일까?”

저자의 호기심은 바로 취재와 조사로 이어졌다. 빌 기퍼드는 ‘왜 늙는가’, ‘수명 연장은 가능한 것인가’라는 인류 역사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과거의 연구와 현재 진행 중인 노화 연구를 모조리 뒤졌다.

이 책의 제목처럼 스프링 치킨(spring chicken: 햇병아리, 젊은이, 풋내기, 영계)이 되기 위한 시도와 조사는 눈물겹도록 다양하게 진행된다.

젊은 동물의 생식기, 좋은 유전자, 좋은 음식, 수분 크림, 인간 성장 호르몬, 노벨의학상에 빛나는 텔로미어라는 유전물질, 젊은 피의 세포 등등.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들도 많다. 개의 으깬 고환으로 만든 세카르의 명약 소개, 69세의 나이에 27세 여인과 결혼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이야기,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조차 수술 결과에 만족했다는 슈타이나흐 수술, 지금도 성행하고 있다는 중년 남성의 음낭에 신선한 염소 고환을 이식하는 황당무계한 수술 등이 소개된다.

흥미를 끄는 내용들은 좀 더 과학적이다. 에스트로겐 대체 요법과 인간 성장 호르몬 주사,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식이요법 실험, 늙은 쥐와 젊은 쥐의 몸을 합치는 병체결합 실험, 늙은 쥐에 젊은 쥐의 피를 주사하는 실험 등이 바로 그것이다.

노화에 대한 현재의 정설을 거부하는 과학계의 이단아들은 물론이고 70대의 나이에 장대높이뛰기를 하는 사람 등 ‘노화’와 관련된 거의 모든 사람들을 다 만났다는 저자인 만큼 그가 전하는 설명은 들어볼 만하다.
노화에 대한 과학적·비과학적 진실을 모두 소개하는 ‘노화 탈출 탐사기’로 벌써부터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노화의 진정한 잔혹성은 그로 인해 노인이 죽는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가 자신의 젊음을 빼앗긴다는 데 있다”는 몽테뉴의 말처럼 ‘늙는다는 것’에 손 놓고 있지 말고, 길가메시(Gilgamesh) 신화에 나오는 불로초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을 한 번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새얼문예30 울타리

   
 

새얼문화재단/ 480쪽/ 비매품

올해 제30회 새얼 전국 학생·어머니 백일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입상자들의 작품을 모은 「새얼문예30 울타리」가 최근 발간됐다.

「새얼문예」는 백일장 장원·차상·차하·참방 수상자의 작품을 심사평·수상소감과 함께 게재하고, 장원 배출 학교의 문예반 활동 내용 등을 수록하고 있는 작품집이다. 학교 글짓기 지도서로 활용되도록 새얼문화재단이 비매품으로 제작 배포하고 있다.

백일장 30년을 축하하고 새얼문예 30호 발행을 기념하는 「새얼문예30 울타리」에는 특별한 지면이 마련됐다. 1986년 제1회 초등3·4학년부 시 장원을 수상했던 시인 이용임 등 새얼 백일장 출신으로 현재 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6명의 문인이 새얼 백일장에 대한 기억과 후배 문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나와 새얼백일장’ 코너다.

또 새얼백일장 30년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사진들도 곳곳에 있어 작품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지난 백일장을 회상하고 기억을 더듬어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유능한 초등교사는 자신의 아이를 어떻게 가르치는가

   
 

이정원/ 알투스/ 240쪽/ 1만3천 원.
10년 차 초등학교 교사인 이정원이 베테랑 초등교사들이 전하는 자녀 학습법과 인성교육의 노하우을 담은 「유능한 초등교사는 자신의 아이를 어떻게 가르치는가」를 펴냈다.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부모이자 존경받는 교사들은 과연 자신의 아이를 어떻게 가르쳤을까’라는 저자의 궁금증으로 시작해 수석교사에서 교장까지 23인의 교사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고스란히 적었다.

이 책은 초등학생 부모이자 교사들이 자녀들을 위해 찾아낸 자기 주도적 학습법과 성장의 기회를 찾아주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또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고민스러워하는 자녀들의 스마트폰·게임 중독, 왕따 예방과 대처법 등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남부럽지 않게 자녀를 키운 교사들도 부모로서 공통으로 꼽은 아쉬움이 ‘자녀와의 다정한 대화’라는 뜻밖의 내용도 있다. 어린 자녀들에게 ‘나중에 이야기하자’라고 말하곤 대화를 미룬 게 후회스럽다는 내용이 아이러니하다.

위대한 생존(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 이야기)  

   
 

레이첼 서스만/ 윌북/ 305쪽/ 2만5천 원.
“비우호적인 현실과 보이지 않는 사투를 벌이며 살아남은 나무들은 생명의 존엄함과 기후 변화에 대한 각성을 일깨우는 말 없는 스승이다.”

세계적 사진작가 레이첼 서스만이 2004년부터 10여 년간 전 세계 생물학자들과 함께 일곱 대륙을 돌며 고령 나무 30종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담백한 글을 적은 「위대한 생존」이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의 주인공은 보통 나무들이 아니다. 최소 2천 살부터 길게는 1만3천 살의 파머 참나무까지 지구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생명체들이다.

저자는 형태도, 나이도, 사는 곳도, 생존 방식도 제각기 다른 나무들이지만 크게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소개한다. 생존을 위해 오히려 더 험하고 척박한 환경을 선택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손길이 닿을 경우 지속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생존의 지혜가 수천 년의 시간을 품은 나무를 둘러싼 진실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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