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94분/ 애니메이션/ 전체 관람가
9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은 어른들도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픽사(Pixar)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준 작품이다.

‘인사이드 아웃’은 1995년 ‘토이 스토리’를 시작으로 ‘니모를 찾아서’ 등 개성 만점 캐릭터들의 제작사로 유명한 픽사 스튜디오의 15번째 작품으로, 개봉 첫날부터 예매율 1위에 올랐다.

기발한 상상력과 탄탄한 줄거리, 정교한 3D 기술력으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폭발적 호응을 이끌어낸 만큼 국내에서도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소개하면, 도통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를 끝까지 본 관객들이라면 아마도 한 편의 심리학 교재를 읽은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아이스하키와 친구를 좋아하는 11살 소녀 라일리가 아빠의 직장 때문에 그동안 살던 정든 고향을 떠나 낯선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모든 것이 낯선 라일리의 머릿속에 있는 기쁨·슬픔·버럭(분노)·까칠·소심(두려움)이라는 다섯 가지 감정을 의인화한 캐릭터들이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들이다.

그녀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일하는 기쁨·슬픔·버럭·까칠·소심의 다섯 캐릭터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감정의 신호를 보내며 이사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라일리를 돕는다.

하지만 우연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감정 컨트롤 본부를 이탈하게 되면서 라일리는 위기를 맞게 된다.

나머지 세 감정만이 라일리의 마음을 조정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라일리가 부모에게 반항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힘든 나날이 이어진다.

라일리가 행복했던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 기쁨과 슬픔은 하루빨리 본부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한다.

이어 기쁨과 슬픔은 ‘잠든 동안 꾸는 꿈들이 만들어지는 꿈 제작소’와 ‘무엇을 상상하든 뚝딱 만들어 주는 상상의 나라’,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과 싫어하는 것들을 가둬놓은 기억의 감옥인 잠재의식’ 등 머릿속 곳곳을 돌며 본부 귀환을 위한 멀고도 험난한 여행길에 오른다.

이와 같이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 설정은 딸을 향한 관심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피트 닥터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평소 밝고 명랑했던 딸이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체 우리 딸의 마음속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됐고 딸 아이의 머릿속을 탐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루함·당황스러움 등을 포함해 27가지의 감정들이 있다고 주장하는 어떤 심리학자의 주장처럼 ‘버럭’이나 ‘까칠’ 같은 감정도 인간에게 필요하다”며 “많은 사건과 감정 속에서 사람은 성장한다는 메시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머릿속 세상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신호를 보내는 다섯 감정들의 흥미로운 모험 이야기는 감독의 제작 은도대로 흥미롭다.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어떤 감정의 버튼을 누르냐에 따라서 사람이 달라진다는 메시지는 아이들에게 좋은 조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영화를 보며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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